메뉴 건너뛰기

1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담벼락에 철조망이 설치돼 있다. 뉴스1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전후해 폭력 사태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헌재 숙고가 길어지고 탄핵 찬반 세력의 대립이 격화하면서다.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직후 헌재 앞 폭력 사태로 시민 4명이 사망한 전례도 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헌재를 에워싼 경찰 차벽을 무너뜨리려고 난동을 부리는 과정에서 일어난 참사다.

헌재 결정을 둘러싼 분열과 갈등이 8년 전보다 훨씬 깊은 만큼 더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지난 1월 서울서부지법 불법 난입으로 극단적 폭력성을 드러낸 바 있다. 헌재 결정이 또다시 폭력 사태로 이어진다면 법치·민주주의가 돌이킬 수 없이 퇴행하고 국격이 추락할 것이다. 불법계엄이 촉발한 국가 위기 상황을 얼마나 질서 있게 수습하는지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여야 정치권 책임이 막중하다. 헌재 결정을 차분히 기다리고 어떤 결과가 나오든 승복해야 한다고 지지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되레 불복을 선동하는 행태를 보이니 한심하다. 국민의힘 의원 82명은 헌재의 탄핵심판 각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12일 냈다. 당 지도부는 장외투쟁과 선을 그었으나 헌재 앞 탄핵 각하·기각 촉구 릴레이 시위에 의원 60여 명이 참여했다. 당 차원에서 거리로 나간 더불어민주당은 14일 광화문광장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여는가 하면, 매일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탄핵 촉구 도보 행진과 농성을 하고 있다.

이번 주말 광화문과 헌재 앞에선 여야 의원 참여 속에 탄핵 찬반 세력의 세 대결이 절정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경찰은 14일 △ '갑호비상' 발령으로 경찰력 100% 동원 △전국 기동대 2만여 명 투입 △헌법재판관 보호를 위해 전담 경호대·형사·특공대 전진 배치 △주요 국가기관·언론사·정당 등에 기동대 배치 △경찰서에 보관된 민간 총기 출고 금지 등 탄핵선고일 대응책을 발표했다. 경찰이 내전 대비라도 하는 듯한 상황을 여야와 시민 모두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헌재 결정에 폭력으로 분풀이하는 것은 망국의 지름길이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194 "일본 쌀 어떠세요?"…쌀값 폭등이라던 일본, 쌀 수출 8배로 늘린다 [지금 일본에선] 랭크뉴스 2025.03.15
44193 미 ‘민감국가 리스트’에 ‘한국 추가’ 공식 확인…동맹간 신뢰 타격·정부 늑장 대응 등 논란 랭크뉴스 2025.03.15
44192 尹 선고 앞두고 헌재에 ‘팩스 폭탄’... 탄원서 수백건 빗발쳐 랭크뉴스 2025.03.15
44191 미국 "한국, 민감국가 목록 최하위 범주에 추가" 랭크뉴스 2025.03.15
44190 전기차 살까 말까…화재가 걱정되시나요? 랭크뉴스 2025.03.15
44189 김건희 개인송사 지원한 대통령실…대법 “근거규정 공개해야” 랭크뉴스 2025.03.15
44188 [단독] 내란 100여 일…아직도 오리무중인 ‘김건희 국정개입’ 랭크뉴스 2025.03.15
44187 통상본부장 "美에 韓관세면제 요청"…美, 농업위생검역 등 제기(종합) 랭크뉴스 2025.03.15
44186 자전거 안장에서 하루가 열리는 ‘휘게’의 도시 [.txt] 랭크뉴스 2025.03.15
44185 "의사계 전태일" 병원 악습 끊었다…'나솔' 25기 광수 뜻밖 과거 랭크뉴스 2025.03.15
44184 방미 통상본부장 "美측에 韓 관세면제·비차별적 대우 요청"(종합) 랭크뉴스 2025.03.15
44183 강남3구 집값 ‘들썩’…오세훈 조기대선 출마 위한 헛발질 랭크뉴스 2025.03.15
44182 “교사가 여친 제자에게 폭언·협박”…경찰 수사 랭크뉴스 2025.03.15
44181 ‘수질개선이냐’ ‘환경훼손이냐’… 강릉 경포 인공분수 논란 이달 안에 판가름 랭크뉴스 2025.03.15
44180 조선 공주 혼례복서 노비 기록이 왜 나와?…‘활옷’에 숨은 비밀 랭크뉴스 2025.03.15
44179 [Why] 중국인들이 日 후쿠시마로 관광가는 이유 랭크뉴스 2025.03.15
44178 “성과급 더 달라”는 노조...현대제철, 결국 칼 뺏다 랭크뉴스 2025.03.15
44177 "애플이 따라하는 중국 이어폰?"…한달새 30억 팔린 '이 제품' 뭐길래 랭크뉴스 2025.03.15
44176 “당첨되면 5억 로또”…수원 광교 힐스테이트 ‘줍줍’ 기회 랭크뉴스 2025.03.15
44175 美, 민감국가 최하위 범주에 '동맹국인 한국' 포함시켰다 랭크뉴스 2025.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