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한 시민이 지난달말 서울 금천구 독산동 일대에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서비스 안내가 적힌 현수막 근처를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20개 국내 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5.5% 늘어 역대 최대 수준인 22조 4000억 원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이자이익은 59조 3000억 원에 달했으나 비이자이익은 6조 원에 그쳤다. 은행들이 주로 주택담보대출 등 손쉬운 이자 장사로 돈을 벌고 증권·채권 투자 차익, 펀드 운용·판매 등 난도 높은 사업 부문에서는 미진한 실적을 낸 것이다. 특히 5대 시중은행들은 평균 1억 원대 연봉을 주며 고학력 인재들을 뽑아놓고 땅 짚고 헤엄치기식 가계 대출에 주로 매달리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자산 규모는 각각 405조~534조 원대(지난해 9월 기준)에 이른다. 그럼에도 근래 국제결제은행이 꼽은 글로벌 코어뱅크인 ‘글로벌 시스템 중요 은행(GSIB)’ 40개 가운데 한국계 은행은 하나도 없었다. 국내 은행들의 역량이 이자 장사 외에서는 크게 떨어지니 선진 금융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2022년 국내 5대 시중은행의 비이자수익 비율은 4.0%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평균 34.9%의 비이자수익 비율을 달성한 미국 5대 은행과 너무 대비된다. JP모건은 인수합병(M&A) 자문, 기업공개(IPO), 채권·주식 발행 주관을 비롯한 투자은행(IB) 서비스에 집중하고 자회사를 통해 연금 상품, 헤지펀드 등을 적극 운용해 단순 이자 장사의 틀을 벗어났다. 웰스파고의 경우 세무 상담, 고객 맞춤형 금융 상품 등의 기능을 강화해 자산관리(WM) 서비스를 혁신하고 무역 금융 및 글로벌 송금 등을 통합한 기업 결제 솔루션을 개발해 비이자수익을 크게 늘려왔다.

국내 은행들도 이제는 국내 가계 여신 사업에 주로 의존하는 천수답식 경영을 넘어서야 한다. WM 서비스와 기업 금융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고, 해외 진출을 확대해 글로벌 코어뱅크로 성장해야 한다. 또 인공지능(AI) 등 첨단 정보기술을 결합해 핀테크와 빅데이터 기반으로 사업을 다각화해야 한다. 정부도 더 이상 ‘금융 관치(官治)’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규제를 혁파하고 금융 제도를 정비해 우리 은행들이 기술·서비스 혁신, 신시장 개척, 대형화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378 “윤 대통령, 승복 여부 카드 만지작하며 극우 자극 안돼 ”···보혁 원로들 주문 랭크뉴스 2025.03.18
45377 내리 꽂는 번개, 양계장 날린 토네이도…8개 주 최소 40명 사망 랭크뉴스 2025.03.18
45376 수도권 대설주의보…출근길 교통 안전 유의 랭크뉴스 2025.03.18
45375 오늘 박성재 탄핵사건 첫 변론…尹탄핵심판 선고일 발표 가능성 랭크뉴스 2025.03.18
45374 “자식 같은 송아지들 죽는 모습에…억장이 무너진다” 랭크뉴스 2025.03.18
45373 "소 키울수록 손해인데 구제역까지"… 깊어지는 한우농가 시름 랭크뉴스 2025.03.18
45372 美 에너지부, 1년여 전 원자로 설계정보 韓 유출 시도 적발 랭크뉴스 2025.03.18
45371 뉴욕증시, 소비 회복에 주목하며 저가 매수…동반 강세 마감 랭크뉴스 2025.03.18
45370 서울의대 교수 4인, 후배 전공의∙의대생 꾸짖다 랭크뉴스 2025.03.18
45369 "스트레스로 입술 다 부르터"…'쌍권'은 왜 강성보수 적이 됐나 랭크뉴스 2025.03.18
45368 밀린 탄핵 사건 먼저 처리하는 헌재... "尹 사건도 정리됐을 것" 관측 랭크뉴스 2025.03.18
45367 美 "원자로 SW 韓 유출시도 적발"…민감국가 지정과 연관 가능성(종합) 랭크뉴스 2025.03.18
45366 "고려아연, 중국에 먹힌다"…혐중 가짜뉴스에 황당 '애국 매수' 랭크뉴스 2025.03.18
45365 전 세계 국가와 '새 무역 협정' 맺겠다는 美… 한미 FTA도 다시? 랭크뉴스 2025.03.18
45364 "커피 안 끊어도 되겠네"…하루 중 '이 시간대'에 마시면 사망 위험 '뚝' 랭크뉴스 2025.03.18
45363 "피청구인" "이 사건 청구를"…문형배 첫 문장에 결론 보인다 랭크뉴스 2025.03.18
45362 한샘·락앤락도 당했다...그들이 손대면 적자로, 사모펀드 그늘 랭크뉴스 2025.03.18
45361 외교부 국정원 산업부 과기부 서로 미뤘다... '민감국가' 골든타임 왜 놓쳤나 랭크뉴스 2025.03.18
45360 아르헨 생필품 소비, 15개월 연속 하락…2월엔 전년 대비 9.8%↓ 랭크뉴스 2025.03.18
45359 '어두운 옷' 입고 걷던 40대, 차량 치여 숨져…60대 운전자 '무죄' 왜? 랭크뉴스 2025.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