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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합작, 전고체 투자에 활용
"다가올 슈퍼 사이클 대비용"
'악재' 됐나... 주가는 6% 하락
삼성SDI 본사인 경기 용인시 기흥 사업장 전경. 삼성SDI 제공


국내 배터리 제조사 삼성SDI가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배터리 업계에 닥친 불황의 골이 깊지만, 투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다가올 호황기를 대비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시장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주식시장에 손을 벌리는 방식으로 자금 조달에 나선 만큼 주주 반발은 불가피해졌다.

삼성SDI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유상증자의 주식 수는 1,182만1,000주(증자 비율 16.8%)다. 삼성SDI는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자금을 시설 투자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미국 완성차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와의 합작투자(JV) 등 이미 확정된 투자 외에도 유럽 헝가리 공장 시설과 전고체 및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 신기술 투자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회사 측은 시설 투자에서 양산까지 통상 2, 3년이 걸리는 배터리 사업의 특성을 고려해 선제적인 투자금 확보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면서 배터리 시장 상황도 여의치 않지만 자동차 산업의 중심축이 이미 전기차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배터리 시장이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들도 향후 5년 안에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연평균 20%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본다. 삼성SDI가 최근 5년 사이 시설 투자 규모를 4배 가까이 늘려온 것도 이런 전망과 무관치 않다.

다만 주주들의 반발 가능성 등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기업이 주식을 새로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유상증자는 결국 발행 주식이 늘어나 기존 지분 가치가 줄어드는 효과를 낳는다. 기업 입장에선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과 달리 원금과 이자 부담 없이 사업 자금을 얻을 수 있지만, 주주 지분 가치를 희석시킬 가능성이 있어 악재로 여겨진다. 실제로 이날 삼성SDI 주가는 6.18% 하락 마감했다.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회사 측은 향후 보유 자산 활용 등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은 "기술 경쟁력 강화, 매출·수주 확대, 비용 혁신을 통해 캐즘을 극복하고, 다가올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을 착실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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