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 문경 영순면 '법인 전환' 성과
늘봄 영농조합 세운 홍의식 대표
80개 농가 토지 임대 '공동 재배'
기계화·이모작 농지 이용률 높여
홍의식 늘봄영농조합법인 대표. 문경=박신원 기자

이달 파종을 위한 씨감자가 10일 늘봄영농조합법인 창고에 보관돼 있다. 문경=박신원 기자

지난해 6월 수확한 뒤 저장해둔 감자가 출하를 앞두고 있다. 10일 늘봄영농조합법인에서는 5600㎏에 달하는 8포대의 감자가 출하됐다. 문경=박신원 기자

늘봄영농조합법인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와 지역 주민들이 10일 씨감자 파종을 위한 준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 잘라낸 씨감자는 이달 중으로 밭에 파종한다. 문경=박신원 기자

[서울경제]

10일 경북 문경시 영순면의 ‘늘봄영농조합법인’에 도착하자 푸른 싹을 틔운 양파가 가득한 밭이 한눈에 들어왔다. 창고 한켠에는 봄 감자를 심기 위해 잘라둔 씨감자가 쌓여 있었다. 3년 전 이맘때만해도 이곳은 모내기 준비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평범한 논이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쌀보다 더 수익성이 큰 양파와 감자로 작물을 바꾼 것은 물론이고 법인이 참여한 대규모 영농이 서서히 자리를 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평범한 논이었던 이곳에 법인을 세운 주인공인 홍의식(60) 늘봄영농조합법인 대표는 30여년 전 농업에 뛰어들었다. 1990년대 후반 귀농해 아버지가 물려준 700평 땅에서 벼농사를 짓던 홍 대표는 동네 어르신들의 농지도 하나둘 맡아 농사를 지으며 규모를 키워갔다. 홍 대표는 “농민들이 왜 땅을 갖고 있는데도 소득 수준이 낮을까라는 고민을 늘 안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공동 영농을 통한 농업 규모화를 추진하려던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함께 농업 혁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벼 재배 면적을 감축하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정책 방향성에도 맞춰 작물 전환도 과감히 추진했다.

홍 대표는 2023년 1월 법인을 설립해 현재 110㏊(약 33만 평)의 농지를 경영하고 있다. 지역 어르신들이 소규모로 농사를 짓던 토지를 임대해 규모화하고 작물 전환에 성공했다. 현재는 110㏊ 가운데 5㏊를 제외한 95% 농지에 전부 타작물을 심었다.

작물 전환으로 매출 규모도 크게 늘었다. 농지를 규모화하고 기계화해 생산 효율이 높아졌고 부가가치가 높은 작물을 심은 덕분이다. 늘봄조합은 2023년 동절기에는 양파 56㏊, 감자 20㏊를 생산했고 2024년 하절기에는 콩 105㏊와 벼 5㏊를 생산했다. 연매출은 기존 8억 원에서 평균 24억~35억 원으로 확대됐다.

기계화율이 높아져 고령화가 심화된 농촌에서도 지속 가능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됐다. 현재 80곳의 농가가 토지를 맡겼고 경영은 법인이 담당한다. 실제 농사는 젊은 귀농·귀촌인, 외국인 근로자 등이 도맡아 일한다. 공동 영농을 통한 수익은 농가에 배당하고 농사일에 참여하면 일당을 받는다. 지난해 12월에는 1평(3.3㎡)당 3000원의 기본 배당과 추가 배당 500원을 더해 평당 3500원씩을 토지 임대인들에게 배당했다.

농지 이용률도 높아졌다. 벼농사를 지으면 추수 후 이듬해 봄까지 농지를 놀려야 하지만 이제는 콩·감자·양파를 번갈아 심는다. 이 같은 이모작을 통해 경지 이용률은 179%까지 높아졌다. 홍 대표는 “쌀 소비량이 줄고 공급은 과잉이라 작물 전환이 꼭 필요하다”면서 “소규모 농가들이 계속 농사를 지었다면 아마 지금까지도 이곳은 여전히 논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382 美 M7 가고 中 ‘팹4’ 온다…빅테크 주도권 경쟁 ‘치열’ 랭크뉴스 2025.03.18
45381 1000원 수세미로 4조 팔았다…다이소 비밀은 ‘큰손 아줌마’ 랭크뉴스 2025.03.18
45380 [단독]‘선관위 장악 구상’ 노상원 “4~5일 치 옷가지 준비하라” 지시 랭크뉴스 2025.03.18
45379 사상 최고 금값에 골드뱅킹 1조원 눈앞…골드바 품귀 지속 랭크뉴스 2025.03.18
45378 “윤 대통령, 승복 여부 카드 만지작하며 극우 자극 안돼 ”···보혁 원로들 주문 랭크뉴스 2025.03.18
45377 내리 꽂는 번개, 양계장 날린 토네이도…8개 주 최소 40명 사망 랭크뉴스 2025.03.18
45376 수도권 대설주의보…출근길 교통 안전 유의 랭크뉴스 2025.03.18
45375 오늘 박성재 탄핵사건 첫 변론…尹탄핵심판 선고일 발표 가능성 랭크뉴스 2025.03.18
45374 “자식 같은 송아지들 죽는 모습에…억장이 무너진다” 랭크뉴스 2025.03.18
45373 "소 키울수록 손해인데 구제역까지"… 깊어지는 한우농가 시름 랭크뉴스 2025.03.18
45372 美 에너지부, 1년여 전 원자로 설계정보 韓 유출 시도 적발 랭크뉴스 2025.03.18
45371 뉴욕증시, 소비 회복에 주목하며 저가 매수…동반 강세 마감 랭크뉴스 2025.03.18
45370 서울의대 교수 4인, 후배 전공의∙의대생 꾸짖다 랭크뉴스 2025.03.18
45369 "스트레스로 입술 다 부르터"…'쌍권'은 왜 강성보수 적이 됐나 랭크뉴스 2025.03.18
45368 밀린 탄핵 사건 먼저 처리하는 헌재... "尹 사건도 정리됐을 것" 관측 랭크뉴스 2025.03.18
45367 美 "원자로 SW 韓 유출시도 적발"…민감국가 지정과 연관 가능성(종합) 랭크뉴스 2025.03.18
45366 "고려아연, 중국에 먹힌다"…혐중 가짜뉴스에 황당 '애국 매수' 랭크뉴스 2025.03.18
45365 전 세계 국가와 '새 무역 협정' 맺겠다는 美… 한미 FTA도 다시? 랭크뉴스 2025.03.18
45364 "커피 안 끊어도 되겠네"…하루 중 '이 시간대'에 마시면 사망 위험 '뚝' 랭크뉴스 2025.03.18
45363 "피청구인" "이 사건 청구를"…문형배 첫 문장에 결론 보인다 랭크뉴스 2025.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