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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MD
신동엽과 다양한 원액 시음 선별
'블랙서클' 초도물량 7일만에 품절
'부드럽고 저렴' 소비자 입맛 공략
2탄도 검토, 주류 트렌드 이끌 것
송승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MD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블랙서클 위스키’를 들고 있다. 사진 제공=세븐일레븐

송승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MD. 사진 제공=세븐일레븐

[서울경제]

“맛·패키지·가격을 다 잡으려고 한 게 시장에서 통한 거 같아요.”

송승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MD는 13일 서울 강동구 코리아세븐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인기를 끌고 있는 ‘블랙서클 위스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위스키는 지난달 출시해 일주일 만에 초도 물량 12만 병이 완판됐다. 애주가로 유명한 방송인 신동엽과 함께 공동 기획한 상품이다. 송 MD는 “지난해 초부터 1년 간 신동엽과 함께 논의했다”며 “신동엽과 세븐일레븐 모두 ‘국민 위스키’를 만들어 보겠다는 데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신동엽이 술을 잘 마시는 것으로 유명한 만큼 유통 업계에서도 주류와 관련해 그를 잡으려는 움직임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세븐일레븐이 선택된 데는 위스키의 방향성이 같았기 때문이다. 송 MD는 “MD로서 차별화되면서도 접근성 좋은 걸 만들고 싶었는데 신동엽도 자신의 이름을 건 접근성 좋은 술을 만들고 싶어 했다”면서 “그 덕에 처음부터 함께 개발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신동엽과 다양한 종류의 원액을 받아서 같이 마시고 뭐가 더 좋은지, 소비자에게 어떤 게 더 어필할 수 있을지 정하고 함께 고민했다”며 “지난달 최종 완성된 위스키를 두 번 마시고는 ‘됐다, 됐다’ 하며 만족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 위스키 콘셉트를 내걸었지만 편의점 업계에서 위스키를 기획해 판매하는 건 쉽지 않다. 위스키는 다른 술과 달리 가격대가 높다. 국내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중심으로 위스키를 소비하고 있는 것도 신규 위스키를 내놓는 회사로서는 부담이다. 소비자들이 발베니·짐빔을 주로 찾는 한국 위스키 시장에서 새로운 위스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필수적이다.

세븐일레븐은 편의점에 어울리는 가격대를 찾으면서 동시에 한국 소비자가 좋아하는 맛을 구현하는 데 주력했다. 송 MD는 “한국 소비자들은 위스키를 마실 때의 부드러운 목 넘김으로 좋은 위스키인지 아닌지 판단한다”며 “위스키를 기획할 때 부드러운 위스키는 필수 조건이었다”고 설명했다. 저렴한 위스키인 만큼 하이볼로 마실 때뿐만 아니라 온더록(얼음 위에 위스키를 부어 차갑게 마시는 방법)으로 마셔도 맛있어야 한다고 봤다. 그는 “1만 원 대인데 안 섞어 마셔도 부드러운 게 포인트”라며 “개인적으로 온더록 얼음에 마실 때 제일 맛있다”고 자부했다. 블랙서클 위스키는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하이랜드 지역의 몰트 위스키와 그레인 위스키를 블렌딩한 제품으로 1만 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아울러 세븐일레븐이 이번 제품에서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은 패키지다. 세븐일레븐은 위스키를 틴케이스에 담아 판매하고 있다. 위스키는 다른 술과 달리 선물용으로도 판매될 수 있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틴케이스에 신동엽의 얼굴이 들어가 있다”며 “애주가로서 본인의 얼굴을 건 만큼 자부심이 담긴 제품”이라고 언급했다. 기획 당시 세븐일레븐은 20대에서 40대 후반의 소비자들을 주 소비 대상으로 내다봤다. 송 MD는 “가격 때문에 위스키를 아껴 먹는 경우들이 많은데 이 위스키는 푸드 페어링 등에 마음껏 마실 수 있다”며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은 블랙서클 위스키를 찾는 수요가 높아 품절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들어 가성비 위스키를 찾는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확산된 위스키 열풍으로 위스키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반면 고물가, 경기 불황 등으로 고급 위스키 구매력은 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위스키 2탄도 검토하고 있다”며 “세븐일레븐이 주류 트렌드를 선도해 나가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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