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륜차는 관용·자가용으로만 통계에 잡혀
“자가용 중 영업용 몇 대인지 알기 힘들어”
같은 목표 세웠던 세종·시흥도 비슷한 상황

오세훈 서울시장이 작년 11월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소상공인 전기이륜차 보급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가 배달용 오토바이를 모두 전기차로 바꾸겠다고 했지만, 5년째 대상 차량 파악조차 제대로 안되고 있는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정부의 이륜차 통계에 영업용이 별도 집계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와 같은 목표를 세웠던 다른 지자체들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부터 무리한 사업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 “현재 3~4% 달성”… 통계에 영업용 구분조차 없어
서울시가 ‘영업용 이륜차 100% 전기차 확보’를 추진한 이유는 음식 등 배달 수요 증가에 따라 이륜차 주행이 늘면서 대기 오염과 생활 소음 발생이 문제로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2021년부터 단계적으로 전기차 전환을 진행해 올해까지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서울시의 성과는 미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시의회에 “상징적 목표치로 100%를 내걸었지만, (현재) 보급률은 3~4%”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전체 이륜차 가운데 전기 이륜차를) 20%까지 도입하겠다”고 했다. 올해까지 영업용 이륜차 100%를 전기차로 하겠다는 목표는 사실상 포기한 셈이다.

또 내년까지 영업용 이륜차 20%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년 가까이 확보한 전기 이륜차 물량의 5배 가까이를 앞으로 남은 기간에 추가 보급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서울 한 배달 플랫폼 업체 오토바이 모습. /연합뉴스

근본적으로는 영업용 이륜차가 모두 몇 대인지조차 파악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정부의 이륜차 통계는 ‘관용’과 ‘자가용’만 구분한다. 자가용 안에는 출퇴근용, 레저용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개인이나 사업자가 영업용으로 운행하는 이륜차 대수를 알 수 없는 것이다.

또 평소에는 출퇴근용으로 타다가 퇴근 후에나 주말에는 영업용으로 쓰는 이륜차도 있을 수 있다. 실제로 배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지고 있는 오토바이로 직장 퇴근 후에는 음식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려 한다’는 글이 여럿 올라온다.

서울시 관계자도 “자가용으로 등록된 이륜차 대다수가 영업용으로 활용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용도로 쓰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영업용 이륜차의 구체적인 대수 파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세종도 작년에 목표 달성 실패… 시흥도 “현실적으로 달성 어려워”
세종과 경기 시흥도 서울시처럼 영업용 이륜차를 100%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영업용 이륜차 대수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두 지자체는 자가용 이륜차의 10% 안팎을 영업용으로 추산했다. 등록된 이륜차 10대 중 1대꼴로 전기차로 바꾸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세종은 전기 이륜차 1000대, 시흥은 2000대를 각각 목표로 삼았다.

서울 한 재래시장 부근에 배달 오토바이가 대기해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하지만 세종은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한다. 세종시 관계자는 “작년까지 1000대 확보를 목표로 했지만 달성하지 못했다”면서 “정확한 대수는 밝히기 힘들다”고 말했다.

시흥은 내년까지 영업용 전기차 2000대 확보가 목표인데 올해 2월까지 661대만 확보했다고 한다. 시흥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영업용 전기차 100% 전환은)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지자체들이 구체적인 숫자도 파악하지 않으면서 ‘100% 전환’이라는 무리한 목표를 홍보해 왔다”며 “일부 지자체에서는 영업용 이륜차로 등록하면 보조금을 더 얹어 주기도 하는데 영업용으로 구매하고 개인용으로 쓰는 경우에 막을 방법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931 [르포] "푸틴이 휴전 수용? 기대도 안 해... 트럼프 모욕 서러워" 랭크뉴스 2025.03.17
44930 "없는 돈에 애 한약까지 먹였어요" 눈썹숍 사장님 육아전쟁 22개월 [2025 자영업 리포트] 랭크뉴스 2025.03.17
44929 김새론 유족, 유튜버 이진호 명예훼손 고소 "김수현과 교제 자작극 아니다" 랭크뉴스 2025.03.17
44928 채솟값 너무 오르니 “중국산도 국산인 척” [취재후] 랭크뉴스 2025.03.17
44927 [단독]‘인간 병기’ HID 요원들도 “이건 안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계엄의 밤, 판교 정보사 100여단에선 무슨 일이? 랭크뉴스 2025.03.17
44926 수세 몰린 韓 OLED TV… 中 이어 日 소니도 ‘RGB LED TV’ 총력 랭크뉴스 2025.03.17
44925 2주 앞으로 다가온 공매도…외국인, 반도체 팔고 방산주 '줍줍' [이런국장 저런주식] 랭크뉴스 2025.03.17
44924 12·3내란으로 드러난 한국의 극우…“국힘에 상당 기간 영향력 행사” 랭크뉴스 2025.03.17
44923 ‘마라맛’ 그만, ‘슴슴한 맛’이 좋다…무해한 드라마·예능의 약진 랭크뉴스 2025.03.17
44922 오늘 아침 대부분 영하권…강풍·대설까지 [출근길 날씨] 랭크뉴스 2025.03.17
44921 “여기는 답이 없는 곳인데요”···준공후 미분양률 1위 대구 가보니 랭크뉴스 2025.03.17
44920 아침 영하권에 강풍 ‘꽃샘추위’…다시 외투 꺼내세요 랭크뉴스 2025.03.17
44919 [에너지 전쟁]④ “AI로 전력 수요 200배 증가”… 비상사태 선언한 美 랭크뉴스 2025.03.17
44918 백종원 ‘원산지 위반’ 일파만파… “어떻게 믿고 먹나” 불신 랭크뉴스 2025.03.17
44917 [재테크 레시피] 저금리 시대 4% 이자 주는 은행 신종자본증권 ‘주목’ 랭크뉴스 2025.03.17
44916 "국공립어린이집을 들여와? 거지야?" 맞벌이 부모 눈물 짓게 한 '혐오 공화국' 랭크뉴스 2025.03.17
44915 한국은 4세 고시 영국은 3세 과외…"기가 막힌 어른들의 욕망" 랭크뉴스 2025.03.17
44914 [팩트체크] 우리나라 지하철 요금은 비싸다? 랭크뉴스 2025.03.17
44913 전세계 민주주의 알리던 방송, 트럼프 지시로 83년 만에 '침묵' 랭크뉴스 2025.03.17
44912 홈플 파장에 MBK회장 사재출연…김병주 재산 얼마길래[이충희의 쓰리포인트] 랭크뉴스 2025.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