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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다가오는 가운데 1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경비 태세가 한층 강화됐다. 경찰은 일반인의 헌법재판소 정문 앞 통행을 막고 헌법재판소 직원이나 기자 등만 신분증을 확인한 뒤 통행을 허용하고 있다.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추가로 설치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으며, 헌재 담장 일부 구간에는 철조망이 설치되기도 했다. 이준헌 기자


경찰이 14일 헌법재판소 담장에 철조망을 설치하는 등 인근 경비를 강화하고 나서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결론을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의 눈과 귀가 헌재로 집중되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선 “선고가 임박할 수록 서울서부지법 폭력사태와 같은 일이 또 벌어질까 두렵다” “빨리 선고가 나와서 일상을 회복하고 싶다”며 기대와 우려가 섞인 반응이 나왔다.

이날 서울 종로구 헌재 앞 인도에는 경찰의 방호벽이 이중, 삼중으로 놓여있었다. 방호벽마다 기동대 경찰관 두 세명씩 배치돼 인도를 지나는 시민들을 가로막았다. 취재진도 기자증을 소지한 사람만 헌재 앞을 지나갈 수 있게 했다. 헌재 뒤편 골목에도 경찰이 촘촘히 배치돼 헌재 방향으로 향하는 시민들에게 “어디로 가시냐”고 일일이 물었다.

헌재 경비는 한층 더 강화돼 결정 선고가 임박한 분위기가 엿보였다. 헌재 담장 일부에는 철조망이 등장했다. 인근 지하철 3호선 안국역 내 무인 사물함에는 탄핵 선고에 대비해 “현 시간부로 안국역, 한강진역의 물품보관함 신규 이용을 현시간부로 중단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기도 했다.

시민들은 “빨리 선고가 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인근에서 요구르트를 판매하는 김모씨(58)는 “지난주보다 경찰들 경계가 훨씬 삼엄한 느낌이 든다”며 “원래 오늘 선고가 난다고 했던 것 같은데 빨리 선고가 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헌재 맞은편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김윤성씨(42)는 “시위는 매일 더 격렬해지고 가게 매출은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며 “박근혜 탄핵 때보다 상황이 더 심각해서 빨리 선고가 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양모씨(66)는 “친구 딸이 근처 초등학교에 다니는데 시위대 소음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들어 한다더라”며 “헌재가 빨리 결론을 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다가오는 가운데 1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경비 태세가 한층 강화됐다. 경찰은 일반인의 헌법재판소 정문 앞 통행을 막고 헌법재판소 직원이나 기자 등만 신분증을 확인한 뒤 통행을 허용하고 있다.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추가로 설치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으며, 헌재 담장 일부 구간에는 철조망이 설치되기도 했다. 이준헌 기자


‘인용’ 혹은 ‘기각’을 예측하며 기대감을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탄핵 반대 시위에 참여한 박모씨는 “이제 곧 선고가 날 것 같아 기대가 된다”며 “시위를 더 열심히 나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모씨(52)는 “저는 평범한 주부인데 대통령 때문에 요즘 가족 걱정이 아니라 나라 걱정, 경제 걱정을 하고 있다”며 “빨리 탄핵이 인용돼 일상을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 경비가 강화되면서 극우 세력 내에서는 “헌재 앞을 지켜야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날 헌재 맞은편 인도에는 탄핵 반대 시위자 100명가량이 모여 “탄핵 각하”를 외쳤다. 미국 정치 갤러리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오늘 기습 선고를 하는 것 아니냐” “지금 헌재로 가야 한다”는 게시글들이 이어졌다. 한 극우 유튜버는 극단적 폭력 사태를 예고하기도 했다.

“제2의 서부지법 사태가 우려된다”는 반응도 나왔다. 헌재 인근 자영업자 김정연씨(49)는 “선고 당일은 문을 아예 열지 않을 생각”이라며 “문 열어봤자 폭력 사태만 볼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씨(20)는 “시위대를 볼 때마다 폭력 사태가 날까봐 걱정된다”며 “서부지법 사태를 겪어봤다 보니 선고 날이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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