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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메타가 소셜미디어(SNS) 허위정보 감시에 일론 머스크의 엑스(X·옛 트위터) 기술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후 자체 팩트체킹을 폐지한 메타가 허위정보 검열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엑스 알고리즘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한때 민주당 대표 지지자로 꼽혀왔던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친 트럼프·머스크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에 저커버그 ‘조롱 티셔츠’가 30분만에 완판되는 등 진보층 사이에서 비판이 커지고 있다.

블루스카이가 판매한 ‘황제가 없는 세상’이라는 라틴어 문구가 적힌 티셔츠. 사진제공=블루스카이


13일(현지 시간) 메타는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엑스가 제공하는 오픈소스 알고리즘을 자사 커뮤니티 노트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스레드 등 메타 주요 SNS 서비스에 엑스 검열 기술이 적용되는 셈이다. 메타는 “엑스 알고리즘과 프로그램 정보는 오픈 소스로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플랫폼에 맞게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커뮤니티 노트는 메타가 올 1월 트럼프 정권 요구에 따라 가짜뉴스를 판별하는 ‘팩트체킹’을 폐지한 후 새로 도입하기로 한 기능이다. 담당자가 사실관계를 판단하는 대신 이용자들이 의견에 따라 사실여부를 판단한다. 이용자 참여를 통해 사실을 검증하고 정보에 대한 추가 맥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전문성이 떨어지는 이용자들의 ‘다수결’로 사실여부가 정해져 특정 정치 세력에 휘둘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메타가 새 정권 들어 친 트럼프·머스크 행보를 보이는데 대해 테크계 일각에서는 냉소적인 시선이 이어진다. 메타는 과거 트럼프 페이스북 계정을 가짜뉴스 진원지로 지목해 차단했었다. 이에 트럼프는 “저커버그를 감옥에 넣겠다”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저커버그는 머스크와도 설전을 벌이며 ‘격투기 시합’을 벌이기 직전까지 갔었다. 머스크가 엑스를 인수한 직후에는 유사 서비스인 스레드를 내놓으며 ‘반 머스크’ 성향 이탈자들을 흡수하기도 했다.



이에 진보 성향 테크계 인사들 사이에서는 저커버그를 공개적으로 조롱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제이 그래버 블루스카이 CEO는 지난 10일 SXSW 2025 기조연설에 ‘카이사르(황제)가 없는 세상(Mundus sine Caesaribus)’이라는 문구가 적힌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저커버그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Aut Zuck aut nihil)’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등장했던 저커버그를 겨냥한 것이다. 저커버그가 적었던 문구의 원문은 ‘카이사르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Aut Caesar aut nihil)’로, 황제가 되지 못한다면 그 무엇도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블루스카이는 엑스가 머스크에게 매각된 후 트위터의 ‘정신적 후계’를 자처하며 독립한 SNS로 진보 성향 이용자들이 많다. 블루스카이 사용자들은 그래버의 티셔츠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고, 블루스카이측은 개발자 생태계 모금을 위한 티셔츠 판매에 나섰다. 그래버가 입었던 티셔츠는 40달러라는 가격에도 30분만에 완판됐다고 한다. 테크크런치는 “그래버는 메타를 전혀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저커버그를 놀렸다”며 “저커버그가 자신을 독재자와 비교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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