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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뉴클리어 파워" 또 언급…김정은과 '브로맨드' 거듭 부각

백악관 "北 완전비핵화 추구" 불구, '스몰딜·韓패싱' 등 우려 자극


트럼프 대통령
[워싱턴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서혜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보유국)로 다시 지칭하며 1기 때와 같은 관계를 다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을 인도와 파키스탄 등 '사실상(de facto) 핵보유국'과 같은 선상에 놓는 듯한 언급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뒤 백악관은 '북한에 대한 완전한 비핵화' 입장을 다시금 확인했지만,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라고 반복해 칭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내심을 놓고 한국을 비롯한 관계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에서의 긴장이 올라가고 있는데 첫 임기 때 맺었던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를 다시 재구축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그렇다(I would)"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이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겠다"라면서 "확실히 그(김정은)는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보유국)"라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의 핵무기를 언급한 뒤 "그 수를 줄일 수 있다면 멋진 성과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너무 많은 무기를 가졌고, 그 위력도 크다"고 언급했다.

이어 "김정은은 핵무기를 많이(a lot) 갖고 있고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라면서 "인도나 파키스탄도 있고 그것(핵무기)을 가진 다른 나라들도 있다"라고 말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 인정하는 핵보유국(nuclear-weapon state)은 아니지만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식되는 나라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또다시 '뉴클리어 파워'로 언급하고,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식되는 인도, 파키스탄과 나란히 함께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언급하면서 '북한 비핵화'보다는 북한 핵능력의 일부만 다루는 핵군축 협상 등 '스몰딜'(small deal·소규모 합의)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20일 취임식 직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언론과 문답을 하는 과정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부른 바 있다.

북한은 핵을 갖고 있으나 국제 사회는 외교·군사적 파장을 감안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는 않고 있다. 역대 미국 정부도 북한에 대해 '핵보유국'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는 등 신중하게 대응해 왔다.

미국 조야에서는 외교 전문가가 아닌 트럼프 대통령이 핵보유국이란 명칭을 정확한 개념에 입각해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다만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북한 핵무기에 대한 정책 변화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달 1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따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명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케미'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첫 임기 때 북미 대화와 관련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맺었다"라면서 "만약 내가 당선되지 않고 (2016년 대선에 출마했던) 힐러리(클린턴)가 (백악관에) 들어갔다면 여러분은 북한과 핵전쟁을 했을 것이며 수백만 명이 죽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싱가포르 및 베트남에서의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언급하면서 "그(김정은)는 (버락) 오바마는 만나지 않았으며 전화도 받지 않았다"라며 "나와는 거칠고 험난하게 시작했으나 우리는 만났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 (정상) 회담으로 한국은 올림픽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라면서 "(그전에는) 핵 공격을 당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표를 사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북한 김정은을) 만났고 올림픽이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했다. 그것이 트럼프 정부의 훌륭한 업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올림픽은 2018년 평창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림픽은 2018년 2월에 개최됐고 1차 북미정상회담은 그해 6월에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메시지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브로맨스'를 통한 톱다운 정상외교의 의지를 재차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로선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등에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이 문제를 매듭지은 후엔 한반도로 눈을 돌려 본격적으로 북한과의 협상을 모색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직거래'를 통해 협상 조건을 조율하고, 이 과정에서 더군다나 탄핵 정국으로 정상외교에 발이 묶인 한국이 '패싱' 당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전쟁에 이어 한반도 안보 문제를 지렛대로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 문제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을 놓고 압박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장 일본의 경우, 조지 글라스 주일미국대사 지명자가 이날 일본에 주일미군 주둔비용을 더 부담하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방위비 관련 압박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이밖에 지난 11일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30일 휴전'을 추진하기로 합의하면서 전쟁 포로 교환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짐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우크라이나 파병 및 북한군 포로 문제 등도 시야에 넣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미국이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진행하는 종전 협상의 결과가 향후 북미간 '거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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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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