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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400억원 지급완료…현금잔액 1천600억원"
"거래유지율 95% 수준…영업실적도 회생절차 개시 후 긍정적"
"대기업 협력사가 양보 꼭 필요"…6월3일까지 회생계획안 제출
"협력사·입점주·채권자에 사과…모든 채권 변제해 누구도 피해 안 입게"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전성훈 기자 = 홈플러스 경영진은 14일 회생절차 개시로 밀린 납품대금·임대점포 정산금 등 상거래 채권을 전액 순차로 변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홈플러스 측은 회생 개시에도 영업실적이 나쁘지 않고 매일 현금이 유입돼 대기업 납품사들이 협조해주면 영세사업자·소상공인 채권부터 모두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달 4일 회생개시 후 상거래 채권은 모두 정상 지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신용등급 하락을 미리 알고 회생을 준비한 것이 아니고 단기 유동성 악화에 따른 부도를 막기 위해 회생을 신청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또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사재 출연 요구에 대해 "홈플러스 기자 간담회에서 말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답을 피했다.

홈플러스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김광일·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 및 관계자들이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5.3.14 [email protected]


홈플러스 각자 대표인 김광일(MBK 부회장) 부회장과 조주연 사장 등 경영진은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회생 돌입에 따른 피해를 사과하고 현황을 설명했다.

조 사장은 모두 발언에서 "이번 회생절차(법정관리)로 인해 불편을 겪고 계신 협력사, 입점주, 채권자 등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자세로 모든 채권을 변제함으로써 이번 회생절차로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원에서 홈플러스의 펀더멘털(기초)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신속하게 회생 절차 개시를 결정해 빠르게 정상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일부 협력사를 제외하고는 상품 공급이 거의 다 안정화됐고 금융채권(2조원대) 상환이 유예되면서 금융 부담이 크게 경감돼 현금 수치로 조만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전날까지 상거래채권 3천400억원 상환을 마쳤다"며 "대기업과 브랜드 점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영세업자 채권은 곧 지급 완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날 기준 현금시재가 약 1천600억원이며 영업을 통해 매일 현금이 유입되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잔여 상거래채권 지급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력사와 임대 점주들께 지불할 상거래채권은 순차적으로 지급 중이고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두 지급할 것"이라고 거듭 변제를 약속했다.

조 사장은 또 "협력사와 임대 점주들이 정상화에 적극 협력해 전날 기준 하이퍼(대형마트), 슈퍼, 온라인 거래유지율은 9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몰 99.9%, 물류 100%, 도급사 100% 등 나머지 부분들은 회생절차 개시 이전과 다름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지난 4일 회생절차 개시 후 홈플러스 영업 실적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세간의 우려와 달리 영업 부분에서도 긍정적인 실적 지표를 보인다"며 "4일 이후 한 주 동안의 매출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작년 동기보다 13.4% 증가했고 고객 수도 5% 증가하는 등 회생절차와는 상관 없이 좋은 성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실적 개선과 관련해 "2022년 선보인 식품특화 매장인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점포의 매출 증가, 온라인부문의 성장, 멤버십 회원 수가 1천100만명을 초과하는 등 고객 기반이 많이 늘어난 것에 기인한 것으로 지속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조 사장은 앞으로 정상화를 위해 이해관계자들의 양해와 도움을 당부했다.

조 사장은 "현실적으로 모든 채권을 일시에 지급하기는 어려워 소상공인과 영세업자들의 채권을 우선순위로 순차적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분에 대해 대기업 협력사의 양해가 꼭 필요하다"며 "대기업 협력사들이 조금만 양보해 준다면 분할 상환 일정에 따라 반드시 모든 채권을 상환하겠다"고 약속했다.

홈플러스 측은 대기업에 양보를 요청하는 것은 회생 개시일(3월4일) 이전 발생한 대금을 뜻하며, 100% 상환을 약속하되 5월까지 기다려 달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김광일 부회장은 "회생 개시일 이후 상거래 채권은 대기업을 포함해 모두 정상 지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간담회하는 홈플러스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김광일·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가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관계자들과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5.3.14 [email protected]


김 부회장은 이날 질의응답에서 ▲ MBK가 홈플러스 인수 후 다수 점포매각 및 재임대(세일즈앤드리스백)로 경영을 악화했다는 비판 ▲ 회생신청을 최소 한 달 전부터 준비했다는 의혹 ▲ 회생 계획안에 점포 추가 매각을 포함했다는 의혹 ▲ 홈플러스에서 관리보수를 받았다는 의혹 등은 모두 부인했다.

그는 "세일즈앤드리스백은 다른 기업에서 많이 이용하는 방식으로, 점포 매각 자금을 홈플러스 운용자금으로 투입했다"며 "홈플러스의 줄어든 매장 수는 이마트·롯데마트보다 적고 직원도 모두 정규직화해서 자연 퇴사율이 타사보다 낮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유통업계는 "홈플러스는 주요 요지의 잘나가는 점포를 매각한 것이고 나머지 대형마트들은 점포 효율화를 위해 장사가 안되는 점포를 정리해 비교 자체가 불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부회장은 또 회생신청을 신용등급 하락 최종 결정 전부터 준비했다는 의혹에 "사전에 준비하지 않았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한 뒤 추진했다"고 답했다.

MBK의 홈플러스 회생 의지에 대해서는 "홈플러스가 부도가 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부도가 나면 급히 무너지기 때문에 주주로서 권리를 내려놓고 회생에 최대한 협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부회장은 이밖에 임대료 재조정 여부, 전자단기사채(ABSTB)를 상거래 채권으로 분류해달라는 요구, 회생 계획에 추가 점포 매각안이 담겼냐는 질의 등에는 "회생이 개시됐기에 사측이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없다. 회생은 채권자와 채무자, 법원이 협력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 부회장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슈퍼마켓) 매각이 진행 중이었으나 회생으로 중단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에 대해서는 "홈플러스 간담회에서 말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 이 자리에서 답변드리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향후 회생 절차 스케줄을 설명하면서 채권조사·재산실태 및 기업가치 조사 등 절차를 거쳐 6월3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발언하는 김광일 홈플러스 공동대표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김광일 홈플러스 공동대표(왼쪽)가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 2025.3.14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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