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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오락가락' 트럼프 관세 정책에
글로벌 자금 안전자산 선호 강해져
美인플레 우려 줄어 금리인하 신호도
EPA연합뉴스

[서울경제]

국제 금값이 13일(현지 시간) 처음으로 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4월 만기 금 선물 가격은 장 중 한때 3001.40달러까지 올랐다가 2991.30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지난해 27% 상승한 현물 금 가격도 올해만 13번 째 신고가를 기록 중인데요. 이날 2시 기준 전날 대비 1.6% 상승한 2979.76달러까지 올랐다가 2988.9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얼라이언스 골드(Allegiance Gold)의 최고운영책임자 알렉스 에브카리안은
올해 금이 '장기적 강세장'에 들어섰다고 분석하며 3000~3200달러 사이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수키 쿠퍼 애널리스트 역시 "강력한 상장지수펀드(ETF) 수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중앙은행들의 매수가 지속되면서 금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지요. 세계 최대 금 기반 ETF인 'SPDR 골드 트러스트'도 지난달 25일 보유 자산이 907.82톤으로 늘어 2023년 8월 이후 최고치라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나간 '글로벌재테크' 1편에서도 미국 13F공시를 통해 글로벌 투자자들의 금 매입 동향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차별 관세 폭격이 이어지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계속 커지는 이유가 큽니다.
주식도, 채권도 불안정하니까 위험회피(채무불이행 위험이 없는) 자산으로 돈이 몰리는 것이죠. 실제로 전날 미국 증시에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최고점을 찍은지 16거래일만에 10% 이상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마치 롤러코스터 같은 급등락이지요.

금주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CPI)와 생산자물가(PPI)도 금값 전망치를 밀어올리고 있습니다.
시장 예상을 밑돌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인데요. 금리가 내려간다는 것은 화폐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로,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기에는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한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나게 됩니다.

시장에서는 금값이 당분간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글로벌 각 국을 대상으로 연일 관세라는 칼을 휘둘러대는 트럼프 대통령 영향이지요. WGC 선임 시장 분석가 루이스 스트리트는 올해도 중앙은행이 주도권을 유지하고 금 ETF가 상승세를 견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BNP파리바의 데이비드 윌슨 선임 상품투자전략가도 "금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무역 위험을 반영할 것"이라며 2분기 중 온스당 31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다만 무역 긴장이 지금처럼 계속 고조되지 않는다면 올 하반기 금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2일 상호 관세 정책을 발표한 후에는 "정책 유연성이 적을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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