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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의 더본코리아·예덕학원 농지법·산지법 위반 국민신문고 제보
예산군·군민 “잘못은 처분받아야…지역 살리는데 이만한 인물 있나”
더본 쪽 “문제는 확인해 신속 조처, 백 대표 지역 살리기는 이어갈 것”
지난 10일 오후 충남 예산상설시장 광장 입구에 세워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사진 입간판 옆으로 방문객들이 들어서고 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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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의 상권 회복에 기여한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임대료 상승 부작용에 이어 이번엔 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더본코리아쪽은 억울하다는 입장이고, 예산군도 백 대표와 협업해 살린 지역 성장동력이 약화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2018년부터 충남 예산군과 협약을 맺고 구도심 상권 회복과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사업을 추진했다. 이후 새롭게 단장한 예산시장은 인기 관광명소로 떠올라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23~2024년 방문객은 예년의 두배 가량인 380만명에 이르렀다. 예산상설시장 입구에는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다.

이런 인기를 틈타 부동산 차익을 노린 이들이 임대료를 터무니없이 올려 상인들이 어려움을 호소한다. 백씨가 지난해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보면, 한 상인이 “월세 10만원짜리였던 상가가 160만원, 200만원까지도 올라간다”고 하소연했다.

최근에는 백씨와 관련해 국민신문고 등에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4일까지 농지법, 산지법, 건축법, 액화석유사업법 위반 등 최소 5건이 제기되는 등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또 농산물품질관리원 서울사무소 특별사법경찰은 백씨에 대해 원산지표기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예산군 오가면 더본코리아에서 생산하는 백석된장과 한신포차 낙지볶음의 원산지표기법 위반 의혹이다.

예산군이 확인한 농지법 위반 제보 내용은 더본코리아가 예산군 오가면 농업진흥지역에 공장을 짓고 된장을 생산하는데 농업진흥지역은 국산 농산물만 가공할 수 있으나 수입콩으로 장류를 생산했다는 것이다. 또 농업진흥지역에 설치한 비닐온실은 농업용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더본코리아는 창고로 사용해 법을 어겼다고 한다.

이어 예산군은 ‘백종원씨가 이사장인 예덕학원 산하 한 학교 급식실이 학교용지와 임야에 걸쳐 있어 산지법과 건축법을 위반했다’는 제보가 있어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군은 튀김기 옆에 액화석유가스(LPG) 용기를 놓고 사용했다는 제보를 받고 사실 확인을 거쳐 시정 조처를 내리고 액화석유사업법 위반으로 과태료 100만원을 처분했다. 더본코리아 쪽은 지난달 사과문을 내고 과태료를 납부했다.

예산군청 전경. 예산군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 등이 법을 위반했다는 공익제보 여러 건이 접수돼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송인걸 기자

예산군민들은 “백종원 대표가 다 잘하는 줄 알았는데 뉴스를 보니 못된 짓도 했나 보다. 그래도 전 국민이 예산을 찾아오는 건 다 백 대표 덕이니 잘못한 건 혼나고 잘하는 일은 계속하면 좋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10일 장터에서 만난 이아무개씨는 “친정이 백종원씨 고향과 같은 오가면이다. 백씨 집안이 베푸는 집안은 아니어서 주민들 사이에 인기는 없다”며 “하지만 예산농전과 버스터미널이 이전한 뒤 매일시장(예산상설시장)은 인적이 끊겨 100여개 점포 가운데 절반 이상이 개점 휴업상태였다. 그런데 백씨가 온 뒤 인파가 몰려들어 시장이 되살아났으니 여기 사람들이 잘해줘야지 (제보나 하고) 뭐하는 짓이냐”고 혀를 찼다.

시장 4번 출입구 앞에서 만난 한 채소 행상은 “사람들이 백종원은 예산에서 (이곳이 고향인) 추사(김정희)보다도 유명하니 돈도 많이 벌었을 거라고 말한다. 자꾸 베풀어야 한다고들 하는데 지금보다 얼마나 더 베풀어야 하느냐”며 “호사다마(좋을 일이 많으면 나쁜 일도 있다)일 뿐”이라고 말했다.

공직에서 퇴직했다는 김아무개씨는 “농지법 위반 건은 법을 잘 몰라 위법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이고, 산지법 위반은 급식실이 수십 년 전 지어져 건축물 등기까지 된 점으로 미뤄 당시 행정이 허술해 빚어진 위법으로 보인다”며 “안타깝지만 군청은 당연히 상응하는 처분을 하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지난10일 예산상설시장 옆에서 열린 5일장 모습, 예산은 3, 8일 열리는 역전장과 5, 10일 열리는 예산장, 상설시장까지 3개의 시장이 있다. 송인걸 기자

월요일인 지난 10일 오후 4시 방문객이 없을 시간대인데도 예산상설시장 광장은 손님 15팀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백종원 대표 관련 제보를 알고 있다는 두 팀을 만났다. 평택과 분당에서 왔다는 이들은 각각 빽햄과 제주 감귤오름 맥주를 사례로 들어 ‘기업하는 입장에서 보면 잘한 것’, ‘백종원이 홍보해 얻은 효과를 봐야지 감귤 재료 비율을 따지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더본과 협력업무를 맡은 김형태 예산군 기획혁신팀장은 “백 대표는 예산군 홍보대사가 된 뒤 쇠락한 예산상설시장을 옛 감성을 살려 활성화하자고 제안했다. 스스로 조리법을 개발하고 빈 점포 몇 곳과 화장실을 고쳐 개업한 것이 2023~2024년 방문객 380만명에 이르는 전국의 핫플(핫플레이스·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로 발돋움하는 디딤돌이 됐다”며 “백 대표와 더본이 현재 상황을 잘 수습해 지역발전을 이끌어 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예산읍에 있는 더본 외식산업개발원. 송인걸 기자

더본코리아 법률 대리인 백광현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현재 행정적으로 처리되거나 법적으로 문제 되는 것은 사실관계를 확인해 신속히 조처할 예정이다. 더본코리아를 통해 지금까지 해왔던 백종원 대표의 지역 살리기 노력은 이어(고수)간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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