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불상사 예방 매장밖 물품 정리
“가게도 공격당할까 겁나” 한숨
경찰, 국회 등도 차벽 통제 검토
헌재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반 윤석열 대통령 시민들이 탄핵 인용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골동품점을 운영하는 강모(64)씨는 13일 가게 앞에 깔아놓은 석탑과 돌 장식들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이 구역 통장이 찾아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 대비해 매장 밖에 세워둔 물품들을 모두 치워 달라”고 당부했다. 강씨는 “매장 내부가 협소해 어떻게 넣어야 할지 걱정된다”며 “시위가 격해지면 경찰이 일반 시민까지 보호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연일 잠이 안 온다”고 말했다.

헌재 주변 서울 종로구·중구 일대 상인들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시위대가 무기로 쓸 만한 물건을 치우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경찰은 공사장 자재, 상가 입간판, 빈 유리병도 위험한 무기로 사용될 수 있으므로 미리 치워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또 종로구·중구 지역을 선고 당일 ‘특별범죄예방 강화구역’으로 지정해 위험 요소들을 미리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헌재 인근 한 식당 주인 A씨는 가게 밖에 장식용으로 세워둔 와인병을 모두 치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새 집회가 격해지는 모습이라 안 그래도 선고 당일이 걱정돼 병들을 치우려 했다”며 “가게도 공격당할까봐 겁난다”고 말했다.

헌재 인근에서 10년간 한식당을 운영해온 B씨도 메뉴가 적힌 입간판을 안으로 들여놓을 것이라고 했다. B씨는 “어제 구청에서 입간판을 들여놓으라고 공지했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보다 시위 강도가 훨씬 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경찰의 적극적 보호 조치를 요청했다. 소품 가게를 운영하는 안모(39)씨는 “요즘 매출이 안 오르지만 가게가 파손될지 몰라 매일 출근한다”고 했다. 안씨는 “태극기를 든 사람들이 몸싸움하다 가게 유리창을 쳐서 진열된 물건을 쓰러뜨린 일도 있었는데 유리까지 깨질까 너무 무서웠다. 선고 당일엔 차벽으로 인근 상점들도 보호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경찰은 헌재 인근 주유소를 폐쇄하거나 용산 대통령 관저, 여의도 국회 등 주요 기관 주변을 차벽으로 통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종로구는 종로3가 일대 노점상에게 선고 당일 영업 정지를 요청했다. 구 관계자는 “노점상의 인화물질과 조리장비들을 위험 물품이라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헌재 인근의 운현궁, 서울공예박물관도 선고 당일 운영이 중지된다.

경찰은 헌재 주변 기업에 재택근무도 권고할 방침이다. 헌재 앞에서 양쪽 귀를 막으며 퇴근하던 회사원 강수연(34)씨는 “선고일에 어떻게 출퇴근해야 하나 걱정이 큰데, 안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재택근무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환(37)씨는 “집이 경기도라 출퇴근 시간이 긴 편인데, 선고 당일 일대를 모두 폐쇄하면 출퇴근 시간이 더 길어질 것”이라며 “일반 시민들도 위험할 것 같아 모두를 위해 재택근무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369 "스트레스로 입술 다 부르터"…'쌍권'은 왜 강성보수 적이 됐나 랭크뉴스 2025.03.18
45368 밀린 탄핵 사건 먼저 처리하는 헌재... "尹 사건도 정리됐을 것" 관측 랭크뉴스 2025.03.18
45367 美 "원자로 SW 韓 유출시도 적발"…민감국가 지정과 연관 가능성(종합) 랭크뉴스 2025.03.18
45366 "고려아연, 중국에 먹힌다"…혐중 가짜뉴스에 황당 '애국 매수' 랭크뉴스 2025.03.18
45365 전 세계 국가와 '새 무역 협정' 맺겠다는 美… 한미 FTA도 다시? 랭크뉴스 2025.03.18
45364 "커피 안 끊어도 되겠네"…하루 중 '이 시간대'에 마시면 사망 위험 '뚝' 랭크뉴스 2025.03.18
45363 "피청구인" "이 사건 청구를"…문형배 첫 문장에 결론 보인다 랭크뉴스 2025.03.18
45362 한샘·락앤락도 당했다...그들이 손대면 적자로, 사모펀드 그늘 랭크뉴스 2025.03.18
45361 외교부 국정원 산업부 과기부 서로 미뤘다... '민감국가' 골든타임 왜 놓쳤나 랭크뉴스 2025.03.18
45360 아르헨 생필품 소비, 15개월 연속 하락…2월엔 전년 대비 9.8%↓ 랭크뉴스 2025.03.18
45359 '어두운 옷' 입고 걷던 40대, 차량 치여 숨져…60대 운전자 '무죄' 왜? 랭크뉴스 2025.03.18
45358 구글 딥마인드 CEO "인간 수준의 AI 향후 5∼10년 내 등장" 랭크뉴스 2025.03.18
45357 폐기물 맨손으로 재포장해 "2등 기저귀 사세요"…떼돈 번 업체에 中 '발칵' 랭크뉴스 2025.03.18
45356 북마케도니아 클럽 화재 참사에 분노 폭발…수천명 시위 랭크뉴스 2025.03.18
45355 백악관 "우크라이나 평화 합의에 지금보다 가까웠던 적 없어" 랭크뉴스 2025.03.18
45354 한화오션, 대만 에버그린에 2.3조 계약 따냈다 랭크뉴스 2025.03.18
45353 "손톱이 왜 이러지?"…네일아트 받다 피부암 발견한 여성, 어땠길래 랭크뉴스 2025.03.18
45352 인도네시아 세람섬서 규모 6.0 지진 랭크뉴스 2025.03.18
45351 '내란혐의' 김용현 첫 재판…'대통령 윤석열' 호칭에 신경전(종합) 랭크뉴스 2025.03.18
45350 RBC, 美증시 연말 목표치 6,600→6,200…월가서 세번째 하향조정 랭크뉴스 2025.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