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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 3일 전 인지 ‘거짓말 논란’
강등 사실 알고도 채권 발행 의심
금감원, 신영증권 등 검사 착수
연합뉴스

신용등급 강등을 명분 삼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조정을 언제 알았는지에 대해 말 바꾸기를 하며 비판을 받고 있다. 이른바 ‘거짓말 논란’이다. 홈플러스는 신용등급 강등 직전까지 단기 채권을 발행했다. 개인·법인 투자자들의 손실 발생 가능성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팽배하다. 신용등급 강등을 언제 알았느냐에 따라 도덕적 해이 지적을 넘어 손실 책임에 대한 법적 공방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5일 신용평가사 한 곳의 실무담당자로부터 ‘신용등급이 한 등급 하락하게 될 것 같다’는 예비평정 결과를 전달받았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홈플러스가 법정관리 개시 이후 줄곧 설명했던 것과 배치된다. 홈플러스는 지난 4일 법정관리 개시 시점부터 지난 12일까지 수차례 “2월 27일 신용등급 하락을 통보받았다”고 언급해 왔다. 등급 하락 가능성을 미리 알았다는 사실을 숨겼을 뿐 아니라 “신용등급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거짓말이 잇따른 셈이다.

신용등급 하락을 통보받은 시점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해명에 이르기까지 타임라인을 따져보면 이렇다. 지난달 24일 홈플러스는 820억 규모의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발행을 위한 카드사 약정·승인을 마쳤다. 이튿날 재심의를 요청했고, 지난달 27일 신용등급이 강등됐다는 최종 통보를 받았다. 이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작업이라며 3·1절 연휴가 끝난 지난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개시 신청을 했다.


이 과정에서 홈플러스와 신영증권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신영증권은 홈플러스가 발행한 단기채 발행 주관사다. 다수의 증권사에 유동화 전단채를 판매했다. 신영증권은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강등 사실을 알고도 채권 발행을 강행했다고 보고 있다. 신용평가 특성상 재무자료 요청, 문제점 지적 등의 실무적 절차가 오가기 때문에 기업과의 소통 없이 일방적인 통보가 어렵다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8일 신영증권 관계자를 만나 신용등급 강등과 관련된 내용을 전달했다고 주장한다.

신영증권은 이에 대해 “전혀 들은 바 없다”는 입장이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홈플러스 관계자를 만났으나 신용등급 예비평정 내용에 대해 언급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홈플러스 측에서 ‘등급 강등 이슈가 있으면 발행 채권 물량에 어떤 변동이 생기느냐’고 물었고, ‘유동화 전단채 시장은 신용등급뿐 아니라 기업 신용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평가한다’는 일반적인 내용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은 홈플러스에 대한 형사고발을 검토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신영증권과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사 2곳을 대상으로 검사에 착수했다. 신용등급 하락 여부를 사전에 알았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금감원은 필요시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대해 검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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