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군복을 입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쿠르스크 군사령부를 방문해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참모총장과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와 전투 중인 자국 본토 쿠르스크 최대 도시 수자를 탈환했다고 지난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곳을 깜짝 방문해 완전한 수복을 지시한 지 몇 시간 만이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30일간 휴전하기로 합의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녹색 군복을 입고 쿠르스크 군 지휘소를 찾았다. 푸틴 대통령은 “쿠르스크에서 적을 패배시키는 임무가 완수되고 최대한 빨리, 완벽하게 영토가 해방되기를 기대한다”며 “쿠르스크에 진을 치고 방어 활동을 벌이는 적을 가능한 한 빨리 격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푸틴 대통령의 쿠르스크 방문은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가 이곳을 침공한 후 처음이다. 당초 주재하려던 정부 경제회의를 연기하고 잡은 돌발 일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제안한 휴전안을 쉽사리 받지 않겠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러시아군이 탈환한 수자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수송하는 가스관 계측소가 있는 요충지다. CNN은 “수자 탈환은 러시아에 큰 상징적 승리를 의미한다”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푸틴 대통령을 압박했다. 그는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의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휴전의 절반가량을 달성했고, 러시아만 멈추게 할 수 있다면 완전한 휴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엔 “재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며 “러시아에 매우 파괴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휴전안이 달갑지 않으면서도 결단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할 것으로 관측했다. 타티야나 스타노바야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센터 선임연구원은 블룸버그에 “푸틴은 확실한 ‘예’나 ‘아니오’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