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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국내 조선사 중 처음으로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완료했다. 미국이 해군력 강화를 위해 노후 군함 정비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어서 국내 조선업체의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화오션은 13일 미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쉬라(Wally Schirra)호’가 정비를 마치고 이날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출항했다고 밝혔다. 월리쉬라호가 지난해 9월 2일 입항한 지 193일, 약 6개월 만이다. 윌리쉬라호는 화물·탄약·연료 등을 전투함에 공급하는 비전투함으로 배수량 약 4만 톤(t)급, 전장·전폭이 각각 210m, 32.3m에 달하는 대형 함정이다.

한화오션은 이번 ‘창정비(創整備)’에서 선체 등 외관을 정비했고, 프레임 등 내부 구조물을 분해해 정비한 뒤 재조립했다. 당초 약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비 도중 선체 내 손상 부위를 발견해 올해 초 미 해군에 알렸고, 추가 계약으로 정비를 3개월 연장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미 해군 측에서 ‘일본 조선업체는 이렇게 안 하는데 한국은 다르다’며 놀라워했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한화오션이 기존 계약(약 200억원)에 추가정비계약(약 300억원)까지 총 500억원 이상을 벌었을 것으로 추산한다.

패트릭 무어 미 해군 해상수송사령부 한국 파견 대장은 이날 출항식에서 “향후에도 협력 관계를 강화할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원 대경대 군사학과 교수는 “함정 정비 중 작전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도 수주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올해 5~6건, HD현대는 2~3건의 MRO 사업 수주를 목표로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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