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우리가 남이가?’라며 안으로 굽은 팔은 서로 봐주고 대 주고 몰아주고 밀어주다가, ‘니들이 남이야’라며 내리친 주먹으로 뺏고 끊고 잘라 내고 밀어낸다. 그러다 뭔가가 꼬인다. 꼬인 몸통이 드러날 즈음 누군가 죽는다. 죽은 자가 꼬리다. 몸통은 이제 다른 꼬리를 만들 것이다. 특정의 정치적 사안을 말하는 게 아니다. 우리 사회에 두루 널린 한 단면을 알레고리화한 것이다.” <깨끗한 거절은 절반의 선물>, 민음사

시인 정끝별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입말 중 하나를 복기해본다. “깨끗한 거절은 절반의 선물이다.” 육남매가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때 해주신 말이다. 특정 사안을 언급하는 것은 아니라지만, 최근 권력 수뇌부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보고 떠올렸다고 한다. 시인은 첫 산문집을 내며 아버지의 이 말을 제목으로 삼았다. 책에는 아버지 외에도 어머니, 어린 자녀들과 함께했던 시간 속 그의 상념이 녹아 있다. 어린 시절 팥칼국수를 만들던 날은 “잔칫날”이었다. 형제들과 조를 나눠 면을 반죽하고 끓이던 기억은 자신의 아이들이 자라 삐뚤빼뚤 한글을 쓰는 날로 이어진다. 시인은 말한다. “가족의 발견, 거기서 비롯되는 생활의 발견, 행복의 발견, 사랑의 발견이 시의 마음과 멀지 않다. (시는) 우리가 세상을 마주하고 들이마셨던 ‘그 누구’ 혹은 ‘그 무엇’의 영혼 속에 있는 지평이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366 G7 외교장관회의 "북한 비핵화 요구"… 'CVID 원칙' 문구는 빠져 랭크뉴스 2025.03.15
44365 尹 탄핵 선고 임박한 탄핵 찬·반 집회...與野 의원도 '총력전' 랭크뉴스 2025.03.15
44364 오세훈 “헌재 앞 야권 불법 천막, 변상금 부과 검토” 랭크뉴스 2025.03.15
44363 주말 거리에서 갈라진 정치권…與 "탄핵 무효" 野 "조속 파면"(종합) 랭크뉴스 2025.03.15
44362 [콘텐츠Pick] 지긋지긋한 가난, 멀어지는 꿈, 그래도 사랑이 있었네… ‘폭싹 속았수다’ 랭크뉴스 2025.03.15
44361 NYT “트럼프 행정부, 北·러 등 43개국 美입국 제한 검토” 랭크뉴스 2025.03.15
44360 '맑눈광' 김아영도 SNL 떠난다…"차근차근 저만의 길 만들 것" 랭크뉴스 2025.03.15
44359 애플 ‘에어팟’, 확 달라진다...파격 업그레이드 랭크뉴스 2025.03.15
44358 미 상무 “한국 자동차도 상호 관세”…방미 중 면제 요청 랭크뉴스 2025.03.15
44357 세종대로 8차선 가득 찬 인파…尹선고 앞 찬탄·반탄 총력전 랭크뉴스 2025.03.15
44356 태풍급 강풍에 제주들불축제 취소…"시설물 철거 등 안전조치"(종합2보) 랭크뉴스 2025.03.15
44355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이준석 '나솔 25기' 광수 언급한 이유 랭크뉴스 2025.03.15
44354 요즘은 지방도 '얼죽신'이라더니…신축 매매 가장 비싼 곳은 '이곳' 랭크뉴스 2025.03.15
44353 야5당, 광화문서 '尹 파면' 촉구… "위헌 포고령 한 장만으로 충분" 랭크뉴스 2025.03.15
44352 어머니의 ‘분리불안’은 당신 책임이 아닙니다 [.txt] 랭크뉴스 2025.03.15
44351 ‘문형배 살해 예고’ 유튜버, 헌재 앞서 ‘라방’까지 랭크뉴스 2025.03.15
44350 “패딩 다시 꺼내야”... 내일부터 전국 눈·비바람 ‘쌀쌀’ 랭크뉴스 2025.03.15
44349 김경수, 3·15 의거 65주년 맞아 "국민승리 역사 앞으로 써갈 것" 랭크뉴스 2025.03.15
44348 尹 탄핵 선고 앞두고 찬-반 둘로 갈라진 서울 시내 랭크뉴스 2025.03.15
44347 인천공항 자회사 20대 직원, 공항 주차타워에서 추락해 사망 랭크뉴스 2025.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