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더중플 - 나의 황반변성 분투기 30년 넘게 다니던 직장에서 은퇴하고 인생 2막을 시작하던 무렵, 민병관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에게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가만히 놔두면 수년 내 시력을 잃게 되는 습식 황반변성입니다. 눈 앞에 커튼이 쳐진 듯 점점 가려지는 시야는 인생의 커튼도 닫아버리는 듯했습니다. 평생 책 읽고 글 쓰며 살던 사람이 눈을 잃고 어떻게 살 수 있을까요.
오늘의 추천!더중플은 '나의 황반변성 분투기'(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274)입니다. 악성 황반변성에 걸려 시력을 잃어가면서도 노후를 지혜롭게 맞는 방법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유난히 무더운 여름날이었다. 눈앞이 이상하게 흐릿한 느낌이었고, 직선이 어긋나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단순히 피곤해 그런가 보다 싶었다. 하지만 증상은 점점 심해졌고 결국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는 황반변성. 그중에서도 진행 속도가 빠른 습식이라고 했다.
망막의 한가운데 있는 황반 부위 혈관에 변형이 생기고, 결국 시력을 잃게 되는 무서운 병.
습식 황반변성은 완치가 불가능했다. 치료라고 해봐야 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뿐이었다. 그러려면 안구에 직접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했다.
‘눈에 주사를 놓는다니, 그게 정말 가능한 일인가?’
의사는 먼저 눈을 깜빡이지 못하도록 크게 벌려 눈꺼풀을 기구로 고정한다. 그런 다음 안구에 바늘을 찔러 약물을 주입한다. 날카로운 주삿바늘이 눈으로 향하는 순간의 공포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몇 달 후 왼쪽 눈에도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한쪽 눈에서 병이 시작되면 다른 눈에도 병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다. 이제는 양쪽 눈에 주사를 맞아야 했다. 몇 시간 동안 양쪽 눈에 안대를 하고 누워 있을 때마다 나는 깊은 절망에 빠지곤 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이 캄캄한 어둠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렇게 절망만 쌓여가던 어느 맑은 날.
나는 나도 모르게 13층 사무실의 창문을 열고 창밖으로 머리를 내밀었다.
▶두 눈에 주삿바늘 꽂는 공포…그날 난, 끔찍한 행동 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3172
황반변성은 황반이 변성되는 질환이다. 빛을 감지하는 기능을 잃게 된다는 의미다. 가장 많은 원인은 ‘고령’이다. 나이가 들수록 발생 확률이 증가하는데, 일반적으로 50세를 고령의 기준으로 본다.
황반변성의 초기 증상은 사물이 구부러져 보이는 변형시를 들 수 있다. 시야의 중앙 부위가 상대적으로 어둡게 보이거나, 전혀 보이지 않는 ‘중심암점’ 증상도 있다. 이런 증상은 다른 눈을 가리고 한 눈씩 검사를 해야 발견할 수 있다. 한쪽 눈이 기능을 제대로 하지 않더라도 나머지 한쪽 눈이 대응하기 때문에, 양쪽 눈을 다 뜬 상태에서는 자각하지 못하기도 한다.
▶황반변성 자가진단 방법 알아보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3172
나는 35년 만의 은퇴를 병상에서 맞았다. 2019년 12월 23일 밤 응급실에 걸어 들어갔다가 그 길로 입원한 뒤 이듬해 1월 말에 퇴원했기 때문이다.
도대체 왜 퇴직을 하자마자 병이 몰려오는 걸까.
내가 아는 사람 중엔 정년퇴직을 하고 두 달 만에 죽은 사람도 있고, 퇴직 후 암에 걸려 세상을 떠난 사람도 있다.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일종의 증후군일 수도 있지 않을까.
▶문근영 그 병이 내게 닥쳤다… 은퇴 후 몰려든 ‘몸 속 빚쟁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4796
2025년 을사년을 맞아 어느덧 황반변성 5년 차가 되었다. 병에 걸리는 것이 좋을 리 없다. 그러나 병에 걸리면 어떻게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게 인지상정. 나는 세 가닥의 지푸라기를 잡았다. 이 병이 다른 병보다 좋은 점을 발견한 것이다.
▶엄지발 찧고 서러워 울지만…실명해도 이 병이 좋은 3가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6438
나의 황반변성 분투기 ① 두 눈에 주삿바늘 꽂는 공포…그날 난, 끔찍한 행동 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3172
② 문근영 그 병이 내게 닥쳤다, 은퇴 후 몰려든 ‘몸 속 빚쟁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4796
③ 엄지발 찧고 서러워 울지만…실명해도 이 병이 좋은 3가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6438
④ 불치병에도 집착한 그 시험…‘OMR 카드’에 멘붕 터졌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8081
⑤ 눈멀면서도 빡센 1년 택했다…대입 40년뒤 치른 ‘어른 수능’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9804
오늘의 추천!더중플은 '나의 황반변성 분투기'(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274)입니다. 악성 황반변성에 걸려 시력을 잃어가면서도 노후를 지혜롭게 맞는 방법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유난히 무더운 여름날이었다. 눈앞이 이상하게 흐릿한 느낌이었고, 직선이 어긋나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단순히 피곤해 그런가 보다 싶었다. 하지만 증상은 점점 심해졌고 결국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는 황반변성. 그중에서도 진행 속도가 빠른 습식이라고 했다.
망막의 한가운데 있는 황반 부위 혈관에 변형이 생기고, 결국 시력을 잃게 되는 무서운 병.
습식 황반변성은 완치가 불가능했다. 치료라고 해봐야 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뿐이었다. 그러려면 안구에 직접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했다.
‘눈에 주사를 놓는다니, 그게 정말 가능한 일인가?’
의사는 먼저 눈을 깜빡이지 못하도록 크게 벌려 눈꺼풀을 기구로 고정한다. 그런 다음 안구에 바늘을 찔러 약물을 주입한다. 날카로운 주삿바늘이 눈으로 향하는 순간의 공포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몇 달 후 왼쪽 눈에도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한쪽 눈에서 병이 시작되면 다른 눈에도 병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다. 이제는 양쪽 눈에 주사를 맞아야 했다. 몇 시간 동안 양쪽 눈에 안대를 하고 누워 있을 때마다 나는 깊은 절망에 빠지곤 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이 캄캄한 어둠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렇게 절망만 쌓여가던 어느 맑은 날.
나는 나도 모르게 13층 사무실의 창문을 열고 창밖으로 머리를 내밀었다.
▶두 눈에 주삿바늘 꽂는 공포…그날 난, 끔찍한 행동 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3172
황반변성은 황반이 변성되는 질환이다. 빛을 감지하는 기능을 잃게 된다는 의미다. 가장 많은 원인은 ‘고령’이다. 나이가 들수록 발생 확률이 증가하는데, 일반적으로 50세를 고령의 기준으로 본다.
황반변성의 초기 증상은 사물이 구부러져 보이는 변형시를 들 수 있다. 시야의 중앙 부위가 상대적으로 어둡게 보이거나, 전혀 보이지 않는 ‘중심암점’ 증상도 있다. 이런 증상은 다른 눈을 가리고 한 눈씩 검사를 해야 발견할 수 있다. 한쪽 눈이 기능을 제대로 하지 않더라도 나머지 한쪽 눈이 대응하기 때문에, 양쪽 눈을 다 뜬 상태에서는 자각하지 못하기도 한다.
▶황반변성 자가진단 방법 알아보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3172
황반변성의 첫 증상은 시야 일부가 어두워지는 '중심암점' 현상이다. 왼쪽은 정상시. 오른쪽이 중심암점 증상.
나를 괴롭힌 건 황반변성만이 아니었다.
나는 35년 만의 은퇴를 병상에서 맞았다. 2019년 12월 23일 밤 응급실에 걸어 들어갔다가 그 길로 입원한 뒤 이듬해 1월 말에 퇴원했기 때문이다.
도대체 왜 퇴직을 하자마자 병이 몰려오는 걸까.
내가 아는 사람 중엔 정년퇴직을 하고 두 달 만에 죽은 사람도 있고, 퇴직 후 암에 걸려 세상을 떠난 사람도 있다.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일종의 증후군일 수도 있지 않을까.
▶문근영 그 병이 내게 닥쳤다… 은퇴 후 몰려든 ‘몸 속 빚쟁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4796
2025년 을사년을 맞아 어느덧 황반변성 5년 차가 되었다. 병에 걸리는 것이 좋을 리 없다. 그러나 병에 걸리면 어떻게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게 인지상정. 나는 세 가닥의 지푸라기를 잡았다. 이 병이 다른 병보다 좋은 점을 발견한 것이다.
▶엄지발 찧고 서러워 울지만…실명해도 이 병이 좋은 3가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6438
나의 황반변성 분투기 ① 두 눈에 주삿바늘 꽂는 공포…그날 난, 끔찍한 행동 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3172
② 문근영 그 병이 내게 닥쳤다, 은퇴 후 몰려든 ‘몸 속 빚쟁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4796
③ 엄지발 찧고 서러워 울지만…실명해도 이 병이 좋은 3가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6438
④ 불치병에도 집착한 그 시험…‘OMR 카드’에 멘붕 터졌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8081
⑤ 눈멀면서도 빡센 1년 택했다…대입 40년뒤 치른 ‘어른 수능’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9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