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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범용 생산확대 채비
DDR4·DDR5 현물가 뜀박질
낸드플래시도 2개월 연속 올라
AI PC시장 165% 성장 관측 속
올해 IT기기 수요 회복 기대감
샌디스크는 가격 10% 인상도
삼성전자의 12나노급 DDR5 D램. 사진제공=삼성전자

[서울경제]

지난해 불황을 겪었던 스마트폰·PC 등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가 살아나면서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전환하고 있다. 세계 각지의 칩 회사들도 2분기부터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하며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도 시황 회복에 맞춰 범용 메모리 생산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대만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범용 D램인 DDR4 8Gb 제품의 평균 현물 거래 가격은 1.466달러를 기록했다. 7일(1.442달러) 이후 닷새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신 D램인 DDR5 D램의 현물 가격도 오름세다. 이날 16Gb DDR5 제품의 현물가는 5.068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12일(4.743달러) 대비 6% 이상 오른 수치다. 현물거래 가격은 도매업체와 소비자 간 거래에서 형성된다. 대형 계약으로 제품을 거래할 때 매겨지는 고정거래 가격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향후 고정거래 가격까지 상승하면 메모리 업체들의 이윤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



또 다른 메모리반도체인 낸드플래시 가격도 상승세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 1월과 2월 128Gb 멀티레벨셀(MLC) 낸드플래시 고정거래 가격은 2.18달러와 2.29달러로 전월 대비 각각 4.57%, 5.29%씩 올랐다. 지난해 10월과 11월에 30% 가까운 가격 폭락이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일대 전환이 일어난 셈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지난해 내내 침체됐던 IT 기기 수요가 점차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반도체는 서버·PC·스마트폰 등 전자 기기에 탑재된다.

지난해 세계적인 ‘AI 붐’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서버용 고성능 반도체는 날개 돋친 듯 팔렸지만 PC와 스마트폰에 쓰이는 범용 메모리는 경기 침체와 소비 둔화로 공급 과잉에 시달렸고 올해 역시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가격 상승과 함께 2분기가 되면 PC·스마트폰 시장의 수요 회복세로 메모리 시장까지 활기를 띨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AI가 소비자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나타나는 AI용 PC 생산량 증대가 예상된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는 올해 AI PC의 시장 규모가 지난해 4302만 대에서 165.5% 급증한 1억 1422만 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뼈를 깎는 감산으로 대응해 온 글로벌 메모리 회사들도 2분기부터 봄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D램 3위 회사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지난달 12일 투자자 행사를 통해 “PC와 스마트폰 모두 재고 수준이 개선되고 있고 올봄까지 건강한 수준(healthy place)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방 수요가 한 자릿수 초·중반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낸드플래시 회사인 샌디스크도 다음 달 1일 제품 가격을 10% 이상 인상하기로 했다. 조만간 수요가 공급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상승 랠리가 이어진다면 범용 제품 생산량을 증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달 ‘세미콘 코리아 2025’ 행사장에서 기자와 만나 “낸드 공급 초과로 업계가 감산을 해왔고 올해 말 정도쯤이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낸드 시장 안정화를 위해 업계 전체가 노력하고 있으니 조금만 지나면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DDR5에 이어 저전력 D램(LPDDR5)까지도 2분기 상승 가능성이 전망된다”며 “범용 제품에 대한 비관론이 2분기 내내 더욱 낙관적인 방향으로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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