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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재판관 8:0 전원일치로 결론
與 “野의 정치적 탄핵 남발에 철퇴”
14일 명태균 특검법 재의요구 전망
최재해 감사원장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안 기각 결정을 받아든 13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 원장의 복귀는 지난해 12월 이후 98일 만이다. 오른쪽 사진은 헌재의 탄핵소추 기각 결정으로 서울중앙지검에 복귀한 이창수 지검장 모습. 최현규 이한형 기자

헌법재판소가 13일 최재해 감사원장과 서울중앙지검 이창수 지검장,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이번을 포함해 윤석열정부 들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발의된 탄핵소추안 29건 중 선고가 내려진 8건에서 인용이 결정된 건 전무하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마구잡이 탄핵’이 정치적 부담 가중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과를 촉구했다.

헌법재판관 8인은 최 원장 탄핵심판을 기각하며 “헌법질서에 미치는 해악의 정도가 중대해 국민 신임을 박탈해야 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지검장 등 검사 3인에 대해서도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 등과 관련해 헌법상 탄핵 사유인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들 4명은 즉시 직무에 복귀했다. 탄핵소추안이 헌재에 접수돼 직무가 정지된 지 98일 만이다.

국회 의석수를 내세워 밀어붙인 ‘줄탄핵’이 ‘인용 제로(0)’라는 초라한 결과로 돌아오면서 민주당의 그간 탄핵 공세 명분은 더욱 좁아졌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시점에서 여권에 역공의 빌미만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탄핵 시도는 헌법과 법률이 아니라 국회 다수 권력의 이해관계에 따라 막무가내로 밀어붙인 무도한 시도였다”며 “(헌재 결정은) 민주당의 정치적 탄핵 남발에 철퇴를 가한 역사적 판결”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최 감사원장 등에 대한 야당의 탄핵이 바로 12·3 비상계엄 선포의 주된 이유였다는 논리로 계엄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여당 내부에서는 잇단 탄핵 기각이 ‘거야 견제론’ 확산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기류도 있다.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인용해 조기 대선이 열리더라도 민주당의 ‘일방 폭주’에 대한 견제 심리 형성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입법 권력을 차지한 민주당에 행정 권력까지 몰아줘서는 안 된다는 논리로 대국민 여론전에 나설 방침이다.

민주당은 ‘줄탄핵 역풍’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전날 채널A 유튜브에서 줄탄핵 비판과 관련해 “우리도 좋다고 했겠느냐”며 “‘민주당도 잘한 건 없고 잘못하지 않았느냐’는 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은) 불법·위헌 행위를 감행하지는 않았다”며 “아무리 잘못했다 한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동일선상에서의 비교는 과하다”고 항변했다. 민주당은 헌재 결정 직후 조승래 수석대변인 명의로 “헌재는 ‘탄핵 남발’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적시했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윤석열 탄핵심판의 선고기일을 조속히 잡는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와 심우정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 추진 카드도 꺼냈다 넣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최 권한대행은 14일 임시국무회의를 소집하고 ‘명태균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이 법의 처리 시한은 오는 15일이다. 국무위원 대다수가 지난 11일 국무회의 자리에서 명태균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의견을 최 권한대행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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