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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 미투 1호' 김은희 전 국힘 의원
"테니스장 운영난 탓에 새벽 알바 시작"
"이젠 알바 못할 만큼 상황 괜찮아졌다"
김은희(왼쪽 사진) 전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까지 생활고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한 사실을 밝혔다. 오른쪽 사진은 김 전 의원이 일했던 편의점 사진. 김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테니스 선수 출신이자 제21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김은희(34) 전 의원이 임기 종료 후 생활고 탓에 편의점·쿠팡 등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했다면서 자신의 근황을 공개했다.

김 전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글을 쓰기까지 많은 용기와 시간이 필요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2020년 1월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청년 인재로 영입된 그는 지난해 1월 같은 당 비례대표였던 허은아 의원이 개혁신당 합류를 위해 탈당하자 의원직을 승계받았고, 그해 5월 29일 임기를 마쳤다.

여의도를 떠난 김 전 의원은 작년 6월 테니스 코치로 복귀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7월에 있던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청년최고위원으로) 출마하면서 본업인 코치 일에 집중하지 못했다"며 "테니스장 사업은 점점 더 어려워졌고, 재정 상태를 제대로 파악한 때엔 이미 운영이 불가할 지경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임기 동안 후원회를 만들지 않아서 개인 월급으로 모든 활동 경비와 테니스장 유지비를 지출했다. 모아둔 돈도 없었고, 테니스장 사업만이 유일한 생계였다"고 고백했다.

경제적 형편 악화는 김 전 의원을 '새벽 아르바이트'로 이끌었다. 그는 "어차피 뜬눈으로 밤을 샐 바에는 그 시간에 돈이라도 벌자는 생각으로 (테니스) 레슨이 없는 새벽 시간, 주말 시간에 편의점·쿠팡 알바를 하면서 악착같이 버텼다"며 "일주일에 기본 이삼일은 30시간 이상 뜬눈으로 지샌 날이 대부분이었고, 최대 84시간 한숨도 못 잤던 날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다만 최근 들어선 평일에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을 만큼 테니스장 운영 상황이 호전됐다고 한다.

김 전 의원은 "알바(아르바이트)를 본업으로 하는 사람들도 매달 내야 하는 세금만 100만 원이 훌쩍 넘는다"며 "국가의 책임은 합법적인 일을 하면서 열심히 돈을 버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자산을 모으고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계층의 사다리를 올라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큰 보상과 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이라며 "취약한 환경에 놓인 이들에게는 국가와 국민 모두가 따뜻한 손길로 온정을 베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국내 체육계 미투(성폭력 고발 운동) 1호 인사다. 초등학교 4학년 당시 자신을 성폭행한 테니스부 코치를 사건 발생 15년 만인 2016년 고소했고, 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된 코치는 2018년 대법원에서 징역 10년형이 확정됐다. 이후 김 전 의원은 방송에 출연해 이러한 사실을 직접 밝히며 '체육계 미투'를 공론화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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