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오동운 사건 등 "법·원칙 따라 수사"
심우정 총장 주례보고 마치고 간부 간담회
심우정 총장 주례보고 마치고 간부 간담회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13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결정으로 직무 정지 98일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사건과 관련해 이 지검장은 "책임지는 자세로 필요한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검장은 이날 오후 1시 30분 서울중앙지검 본관 정문에 도착해 밝은 얼굴로 마중 나온 직원들과 악수했다. 그는 "직무정지 됐을 때 신속하게 복귀하겠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다"며 "100일 가까운 기간 공백을 메꾸느라 중앙지검 구성원들이 매우 고생이 많았던 걸로 안다"고 감사를 표했다. 헌재는 이날 오전 이 지검장과 서울중앙지검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검사의 탄핵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다만 탄핵소추 사유가 됐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검사들이 적절히 수사하거나 수사를 지휘·감독했는지는 다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검장은 이에 대해 "적어도 제가 부임한 이후엔 필요한 수사를 수사팀과 성실히 수행했다. 그 부분을 재판관들께서 인정하신 걸로 안다"고 해석했다.
이 지검장은 직무정지 기간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와 연관된 명씨 사건을 창원지검에서 이송받아 수사 중인 것과 관련해선 "수사팀하고 잘 협의해 검사장인 제가 최종 책임진다는 자세로 성실히 필요한 일을 하겠다"고 했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고발 사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연루된 '돈봉투 사건'에 대해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필요한 수사를 하겠다"고 했다.
이 지검장은 이날 복귀 후 심우정 검찰총장에게 주례보고를 마친 뒤 서울중앙지검으로 돌아와 차·부장검사 전원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맡은 바 역할을 잘 해줘서 감사하다"면서 "힘든 상황이지만 검찰이 해야 할 일을 잘 해나가자"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명씨 사건 등 주요 사건 수사 상황에 대해 담당 검사들에게 보고를 받았다. 이 지검장이 복귀하면서 서울중앙지검에 계류됐던 주요 사건 처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지난해 12월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유죄 증거가 상당한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한 뒤 언론에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국정감사에서 허위 증언을 했다는 이유였다. 헌재는 이들의 행위가 위법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헌재는 "국회 탄핵소추의 주요 목적은 법적 책임을 추궁하고 비슷한 위반 행위를 예방해 헌법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치적 목적이 포함됐더라도 "탄핵소추권 남용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