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 ICC 구금시설 수감
재판 수개월 뒤 시작 전망…유죄 땐 최대 종신형
로드리고 두테르테 당시 필리핀 대통령이 2019년 6월2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34회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에 참석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마약과의 전쟁 중 반인도적 살상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된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이 국제형사재판소(ICC) 구금시설에 수감됐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수감 전 “모든 것은 다 내 책임”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대변인은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전용기를 타고 네덜란드에 도착했으며, 현재 ICC 구금시설에 들어가 있다고 이날 밝혔다.

전날 ICC 체포영장 집행으로 마닐라 공항에서 필리핀 경찰에 의해 붙잡힌 그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갈아타 로테르담-헤이그 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공항에 대기 중인 버스를 타고 헤이그에 있는 ICC 구금시설로 이송됐다.

같은 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온 영상에서 그는 “나는 경찰과 군대가 각자 할 일을 하면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말해 왔다. 그게 이것이다”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나는 법 집행 기관과 군대를 이끈 사람”이라며 “나는 ‘여러분을 보호하고 이 모든 일에 책임을 질 것’이라 말했다”고 했다. 이어 “이것은 긴 법적 절차가 될 것이지만, 나는 계속해서 국가를 위해 봉사할 것”이라면서 “이것이 내 운명이라면 그렇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ICC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에 대한 건강검진을 한 뒤 예비 심문 기일을 잡을 예정이다. 향후 수일 안에 열릴 예비 심문에서 ICC는 그의 신원을 확인하고, 그가 기소 내용을 이해했는지 확인한다. 정식 심문 기일도 정할 계획이다.

재판은 적어도 수개월 뒤 시작될 전망이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유죄 판결 시 최대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최초로 ICC에서 유죄 판결을 받는 전직 정부 수반이 나올 수 있다. 앞서 로랑 그바그보 전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은 2019년 내전을 주도해 수천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무죄 선고를 받았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재판 기간 ICC 구금시설 내 침대·책상·찬장·세면대·변기를 갖춘 약 10㎡ 넓이의 방에서 수감 생활을 한다. 그는 방에 설치된 컴퓨터로 자신의 변호인이 제공하는 재판 관련 파일을 살펴보고 도서관, 휴게실, 조리 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며, 산책, 달리기, 배구, 테니스, 농구 등에 참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 시장이던 2011년 11월1일부터 대통령 재임 때인 2019년 3월16일까지 ‘마약 퇴치 작전’을 명목으로 대규모 살상행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재임 중 경찰이 곧바로 투항하지 않는 마약 복용자나 판매자에게 바로 총격을 가하라고 지시했다. ICC는 이 작전 중 3만명가량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두테르테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대통령으로 재임하면서 사살 작전을 지속했는데, ICC는 필리핀이 2019년 ICC에서 탈퇴하기 전까지 저지른 범죄 혐의만 적용했다.

희생자의 어머니 에밀리 소리아노는 전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 아들은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 적법한 절차를 밟고 있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운이 좋다”면서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좋은 침대에 누워 있을 것이다. 내 아들은 이미 묘지에서 썩고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677 "아이폰16 비싸도 '이것' 믿고 샀는데"…소비자들 불만 폭주, 무슨 일? 랭크뉴스 2025.03.14
43676 [샷!] 펫등록 안했다고 버리고 보험사기 치고 랭크뉴스 2025.03.14
43675 "북한 핵보유국‥김정은과 관계 재구축" 랭크뉴스 2025.03.14
43674 "가만히 앉아서 6억 번다"…광교서 역대급 시세차익 '줍줍' 나온다 랭크뉴스 2025.03.14
43673 입간판·빈병 흉기 될라… 헌재 주변 상가 ‘尹선고 후폭풍’ 비상 랭크뉴스 2025.03.14
43672 [단독] 신세계, ‘4조6000억원’ 정용진 야심작 두고 수자원공사와 소송전 돌입 랭크뉴스 2025.03.14
43671 중국 여행, 이것도 모르고 가면 낭패 본다 [김광수의 중알중알] 랭크뉴스 2025.03.14
43670 尹 구속취소에 명태균·김영선도 줄줄이 청구 랭크뉴스 2025.03.14
43669 인텔, 이사회서 쫓겨난 반도체 거물 다시 모셨다 랭크뉴스 2025.03.14
43668 트럼프, 北 핵보유국 지칭…김정은과 관계 재구축 시사 랭크뉴스 2025.03.14
43667 "너 공안이지?" 다짜고짜 카메라 찍기…경찰은 일터가 지옥됐다 랭크뉴스 2025.03.14
43666 "꼬박꼬박 낸 보험금 어쩌고"…MG손보 청산까지? [S머니-플러스] 랭크뉴스 2025.03.14
43665 관세에 또 관세 “상호 관세 변화없다”…통상본부장 “전략적 협력가치 부각” 랭크뉴스 2025.03.14
43664 [단독]‘7살 아이 아빠’ 목숨 앗아간 2톤 철근···“왜 일하다 죽는 일 반복되나” 랭크뉴스 2025.03.14
43663 "선배가 무서워요" 의대 1·2학년 합동강의, 169명 중 7명 왔다 [르포] 랭크뉴스 2025.03.14
43662 '윤 탄핵 선고' 다음 주로‥역대 최장 기록 경신 랭크뉴스 2025.03.14
43661 트럼프, '유연성' 언급 하루 만에 "굽히지 않아"…관세전쟁 격화 랭크뉴스 2025.03.14
43660 회의실에 윤 대통령의 ‘오·국·나’ 새긴 국힘…‘오직 윤’과 함께 갈 결심? 랭크뉴스 2025.03.14
43659 다음주로 넘어가는 탄핵시계…尹·국회측 모두 신속결론 주문 랭크뉴스 2025.03.14
43658 "12.3 비상계엄 날, 군복 다시 꺼내입고 가 말리고 싶었다" [더 인터뷰] 랭크뉴스 2025.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