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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 사진=임형택 한국경제신문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3월 말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12일 또다시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영풍의 고려아연 주식 의결권을 제한하는 효력이 발생하는 조치를 단행했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보도자료를 내고 이날 호주 자회사이자 주식회사인 썬메탈홀딩스(SMH)가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이 보유한 영풍 지분 10.3%를 현물배당받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고려아연과 영풍 사이에 새로운 상호주 관계가 형성됐다고 고려아연은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이달 말 열릴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서 영풍의 의결권은 여전히 제한된다"며 "SMC의 모회사로서 SMH 역시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부터 기업 가치와 성장 동력 훼손을 막고 전체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지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SMH는 호주에서 아연 제련업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을 관리하는 지주회사다. SMH는 고려아연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완전 자회사이며, SMC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MBK의 적대적 M&A 성공 시 고려아연과 SMH, SMC가 '제2의 홈플러스'가 될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현물배당은 합리적이고 정당한 경영활동이며 적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직전 임시 주총이 열린 1월 23일 바로 전날 SMC를 통해 '고려아연→SMC→영풍→고려아연'의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했다고 공시하고, 이를 근거로 임시 주총에서 영풍의 고려아연 의결권 행사를 제한한 바 있다.

상법에 따르면 A사가 단독 또는 자회사·손자회사를 통해 다른 B사의 주식을 10% 이상 보유한 경우, B사가 가진 A사의 지분은 의결권이 없어진다.

이날 고려아연 발표는 SMC가 보유한 영풍 지분(10.33%)을 SMH에 넘기면서 기존의 순환 고리가 '고려아연→SMH→영풍→고려아연'으로 바뀌었고, 이에 따라 이달 말 정기 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7일 법원은 영풍·MBK가 낸 고려아연 임시주총 결의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면서 순환출자를 통한 영풍 의결권 제한이 위법하다고 결정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판결문에서 순환출자로 의결권을 제한하기 위해선 관련 회사가 모두 상법상 주식회사에 해당해야 하는데 "SMC는 상법에 따라 설립된 주식회사가 아님이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현물배당은 호주 로펌의 자문을 거쳐 호주 회사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졌다면서 "SMH는 호주 회사법상 'Public Company Limited by Shares'로, 주식회사에 해당한다는 데 다툼이 없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지난 7일 법원이 순환출자는 문제삼지 않고 '주식회사' 자격 판단에 집중했다고 판단해 이번 추가 순환출자를 강행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풍·MBK파트너스 측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 같은 과정이 반복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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