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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N회차 여행 떠나던 사람들 증가세 주춤
단거리 여행지 中으로 바꾼 듯
엔화 환율 오르고 중국 무비자 정책 시행된 덕분
中 여행 언어·결제·교통 편리성 증가도 한 몫

올 들어 여행사 먹거리가 바뀌는 모양새다. 지난해까지 일본 여행 패키지 판매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중국이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여행사들은 중국 여행 상품 개발로 방향을 틀고 있다.

중국이 지난해 11월부터 한국인을 대상으로 무비자 정책을 시행하면서 중국 여행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달 2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중국행 항공편 카운터에 여행객들이 출국 수속을 밟고 있다. /뉴스1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행사들은 중국 패키지여행 상품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하나투어는 상하이와 칭다오 등 유명 여행지를 넘어 오렌지빛 ‘감천대협곡’, 구름이 머무는 ‘천저우(침주)’ 등 새로운 여행지를 담은 패키지를 내놨다. 모두투어도 이색 여행지 영역을 새로 만들어 중국 패키지여행 상품의 선택지를 늘렸다. 광활한 초원과 사막 등 이색적인 풍경을 볼 수 있는 ‘내몽고’ 등이 여행지로 꾸려졌다.

이는 일본 관광 수요보다는 중국 관광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수치적으로도 그렇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881만7800여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올 2월을 기점으로 변화의 조짐을 보인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 2월 일본 관광 비중은 23.7%로 지난 1월(28.9%)과 비교해 5.2%포인트 줄었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4.2%포인트 감소했다. 모두투어도 지난 2월 일본 여행 비중(20.1%)이 작년 2월(22%)보다 2%포인트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올라간 여파라는 분석이 많다. 최근 환율 추이를 보면 100엔당 1000원 수준까지 올라섰다. 여행사 관계자는 “100엔당 900원대까지 환율이 떨어진 적이 있어서 일본여행 수요가 크게 올랐다”면서 “작년에 일본을 많이 다녀오기도 했고 환율 여파로 이제 물가가 싸다는 느낌도 덜 들다 보니 다른 관광지로 눈을 돌리는 것 같다”고 했다.

대신 중국을 찾는 이들은 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중국으로 나간 내국인은 64만7901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40만3470명) 보다 60.6% 늘었다. 여행사에서는 무비자 여행이 가능해진 것이 중국 여행 증가의 큰 이유로 보고 있다.

미국발 관세 위협에 경기 우려, 국내 정치 불안까지 맞물리면서 지난달 원화가 주요국 통화보다 약세를 나타냈다. 특히 달러 대비 일본 엔화 가치가 한 달 새 3% 넘게 올랐지만, 원화는 0.45% 절하되면서 원/엔 재정환율이 1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뛰었다. 사진은 3일 서울 명동 한 환전소 모습. /연합뉴스

하나투어 관계자는 “무비자 정책으로 인당 10만원 이상 들던 비자 발급 비용 부담이 줄어들면서 상하이와 칭다오 등 젊은 층이 주로 찾는 여행지의 예약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했다.

중국 여행에 대한 이미지가 바뀐 것도 여행객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종전까지 중국은 중장년층 위주 패키지 여행지라는 인식이 강했다. 자연 경관이 좋은 장가계나 만리장성, 백두산 등을 대표 상품으로 꾸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엔 금요일에 퇴근하고 다녀오는 밤도깨비 여행지로 중국이 떠오르고 있다. 싸고 재밌는 여행이 가능하다는 여행 후기가 퍼진 덕분이다. 상하이 동방명주를 배경으로 예쁜 사진을 찍는 명소(핫스팟)나 ‘사람들이 잘 모르는 상하이 필수 여행지 5곳’ 등 중국 여행을 안내하는 게시글도 늘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지에 ‘주말새 다녀오는 중국’이라거나 ‘금요일 퇴근 후 중국 여행’이라는 해시태그가 늘어난 이유다.

여행사 관계자는 “중국 항공편 판매 추이를 보면 자유여행객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파파고로 언어 문제를 해결하고 알리페이나 위챗으로 결제하고, 디디추싱으로 택시를 이용하면 자유여행에 큰 장벽이 실상 없어서인 것 같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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