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加 디웨이브 퀀텀 연구진, 사이언스에 발표

2015년 공개된 양자 컴퓨팅 기업 디웨이브 퀀텀(D-Wave Quantum)의 양자 어닐링 프로세서 칩./위키미디어


양자컴퓨터 전문기업인 캐나다 디웨이브(D-Wave)가 ‘양자 어닐링(Quantum annealing)’ 프로세서가 기존 슈퍼컴퓨터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과학적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을 해결했다.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보다 우위에 서는 양자 우위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디웨이브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양자 어닐링 프로세서로 ‘횡자기장 이징 모델(TFIM)’이라는 문제를 시뮬레이션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13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작년 3월 사전 논문 게재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연구 결과를 공개했고, 이후 약 1년 동안 정식 논문 게재를 위해 심사를 받았다.

연구진이 푼 TFIM은 자석(스핀)들이 배열된 시스템에서 외부 자기장을 받으면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연구하는 모델이다. 기존 슈퍼컴퓨터로 TFIM 문제를 풀려면 수백만 년이 걸리고, 전 세계 전력 사용량을 초과할 정도로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양자 어닐링 프로세서는 TFIM 문제를 단숨에 해결했다.

양자 어닐링 프로세서는 주어진 복잡한 문제의 해답을 한 번에 내지 않고 시뮬레이션을 반복하며 찾아가는 방식이다. 양자 어닐링은 주로 가장 낮은 에너지 상태, 즉 가장 안정된 상태를 찾는 데 특화돼 있다.

기존 고전적인 방식은 중간에 해결책이 아닌 다른 안정 상태에 빠지면 더 이상 진행이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양자 어닐링은 이러한 문제를 ‘터널링 효과’라는 양자 현상을 이용해 극복했다. 중간에 해결책이 아닌 곳에 빠지더라도 이를 터널처럼 통과해 진짜 해결책에 도달할 수 있다. 논리 게이트 모델을 쓰는 양자컴퓨터보다 활용 분야가 제한적이지만, 상용화는 더 빠를 가능성이 있다.

방정호 연세대 양자컴퓨터센터장은 “기존의 양자컴퓨터가 문제를 풀기 위해서 회로를 구성하고, 논리 게이트들을 적절히 배치해 알고리즘을 구현한 뒤 계산을 했다면, 양자 어닐링은 특정 문제를 ‘에너지가 가장 낮은 상태를 찾는 문제’로 변환해 풀어가는 방식”이라며 “이번 연구에서는 실제 문제를 풀어 고전 컴퓨터보다 나은지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해결한 TFIM 문제는 양자 어닐링 기술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디웨이브의 양자 어닐링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TFIM의 원리를 기반으로 동작한다. 따라서 TFIM을 연구하는 것은 단순한 물리적 현상을 분석하는 것을 넘어서 양자 어닐링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적인지 실험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가능성을 입증한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연구를 진행한 앤드루 킹 디웨이브 수석 석좌 과학자는 “고전 컴퓨터가 사실상 불가능한 문제를 양자 어닐링 프로세서로 성공적으로 해결하면서 실제 과학적 응용에서 양자 기술의 우위를 증명한 중요한 사례”라며 “앞으로 다양한 최적한 문제나 인공지능(AI) 등 실생활의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다만 방정호 교수는 “이번 연구가 사이언스지에 실릴 만큼 파급력 있는 문제를 해결한 것은 맞는다”면서도 “양자 어닐링이 아직 모든 문제에서 양자 우위를 증명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방 교수는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실제 응용 사례를 해결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참고 자료

Science(2025), DOI: https://doi.org/10.1126/science.ado6285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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