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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은 LS 회장 발언, 계열사 주가 폭락
상법개정안 13일 본회의 상정 예정
투자자들 “개정해야…부결 땐 외국인 이탈”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 참석해 LS일렉트릭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LS그룹 제공


지난해 자본시장에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가장 큰 화제였다면 올해는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를 골자로 하는 ‘상법개정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최근 구자은 LS그룹 회장의 중복상장 관련 발언으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선 상법 개정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상법 개정이 부결되면 외국인 자금이 떠날 우려도 나온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지난 5일 열린 한 행사에서 중복상장에 대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 제한적”이라며 “중복상장이 문제라고 생각하면 상장 후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 LS그룹은 최근 전기차 충전소 운영업체인 LS이링크, LS전선에서 물적분할해 설립된 LS이브이코리아 등 자회사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LS그룹 계열사의 주가는 발언 다음 날 곤두박질쳤다. 모회사이자 지주사인 (주)LS는 10.29% 폭락했고 LS일렉트릭(-12.11%), LS에코에너지(-5.39%) 등 계열사도 덩달아 급락세를 보였다. 중복상장은 모회사 주주의 주주가치를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에서 이 같은 우려가 확산되며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이 발언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는 “국장은 더 이상 하면 안된다” “상법개정 필요성을 몸소 입증했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하고 자금조달하면 끝이라는 얘기를 한다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가치를 키우는 것엔 관심이 없고 일반주주를 자금 조달 창구로 여기는 지배주주의 인식을 보여 준 것”이라고 말했다.

LS를 비롯해 LG, SK 등 중복상장으로 물의를 빚은 재계 주식을 불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상법개정이 통과됐다면 일반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침해할 수 있는 중복상장에 이사회가 섣불리 동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창민 한양대 교수는 “중복상장은 회사에 당장 금전적 손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주주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전형적 사례”라며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사회에서 중복 상장을 강하게 반대하는 의견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선 ‘물려도 국장(국내주식) 대신 미장(미국주식)’이라는 말이 나온다. 미국 주식은 조정 이후에도 다시 상승한다는 믿음이 있지만, 물적분할 후 폭락해 이전 주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LG화학의 사례처럼 한번 훼손된 주주가치를 복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상법 개정안이 부결되면 외국인 자금 이탈 등 국내 금융시장에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외국인 투자가 역시 상법개정에 대한 기대감이 크고 개정 시 외국인 자금이 많이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국내 기업의 이익 모멘텀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도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 윤태준 연구소장도 “상법 개정이 부결되면 상법개정을 주시하고 있는 외국계 기관이 올해에도 한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면서 장기적으로 역풍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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