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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대표 "과잉공급 해소 노력 거부"…EU는 "논의 계속 제안해왔다"
美·EU, 바이든 행정부때 中겨냥 철강협정 추진하다 불발


그리어 미국무역대표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브뤼셀=연합뉴스) 김동현 정빛나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이 먼저 부과한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유럽연합(EU)이 보복 관세로 맞대응하자 애초 EU가 관세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는 1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수년간 EU는 미국의 산업 부흥 노력을 반대해왔다"며 "여러 미국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 및 기타 분야의 세계적인 공급 과잉을 해결하려고 EU와 효과적인 협력을 시도했지만, EU는 그런 시도를 거부했고 너무 작은 규모로 너무 늦게 대응했다"고 밝혔다.

이어 "EU가 미국을 징벌하는 것처럼 신속하게 세계적인 공급 과잉을 해결하려고 행동했다면 오늘 우리는 다른 상황에 부닥쳤을 것"이라며 "EU의 징벌적인 행동은 미국의 국가 안보 필요 및 국제 안보를 완전히 무시하는 조치이며 EU의 무역·경제 정책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또 다른 징후"라고 주장했다.

EU는 이날 발효한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에 맞서 내달부터 두 단계에 걸쳐 총 260억 유로(약 41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어 대표의 성명은 EU가 철강·알루미늄의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리 적극적으로 협력했다면 미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를 부과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EU 입장은 다르다.

EU 고위 당국자는 이날 그리어 대표 성명 발표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부당한 철강 관세에 대응하면서도 글로벌 공급 과잉 해소를 위한 생산적 대화를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바이든 행정부 때 불발된 '지속 가능한 글로벌 철강·알루미늄 협정(GSA)' 협의 재개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현재 GSA 협상에 (양쪽 모두) 관여하고 있진 않지만 우리는 그것이 여전히 유용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실제로도 진짜 문제인 비(非)시장적 과잉 공급 문제를 논의하자고 계속 제안하고 있다"며 "다만 GSA의 목표인 철강 탈탄소화와 관련해서는 트럼프 행정부는 덜 수용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GSA가 EU-미국 협의로 출발했으나 아이디어 자체는 '글로벌 대화'이므로 다른 동맹 및 파트너국들과 더 광범위한 대화를 기꺼이 할 것"이라며 미국을 제외한 제3국과 협력 가능성도 열어뒀다.

GSA는 전임인 조 바이든 행정부 취임 직후 미국과 EU가 전 세계적 공급 과잉 해소 및 철강업 탈탄소화 촉진을 목표로 벌인 협상이다.

트럼프 1기의 철강 관세로 촉발된 분쟁을 멈추고 중국의 공급 과잉 대응을 위한 국제 노력을 함께 주도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양측 입장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면서 합의하지 못한 채 트럼프 2기가 들어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러트닉 상무부 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철강과 알루미늄이 안보에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미국 국내 생산이 강화될 때까지 25% 관세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러트닉 장관은 "우리가 전쟁을 치르면서 어떤 다른 나라의 철강과 알루미늄에 의존할 수는 없다"면서 "그래서 대통령은 미국에서 철강과 알루미늄(의 생산)을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분명히 밝히지만, 우리가 크고 탄탄한 국내 철강·알루미늄 생산능력을 가질 때까지 무엇도 관세를 막지 못할 것"이라며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대상에 구리도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상무부에 국가 안보 차원에서 구리 수입을 제한할 필요가 있는지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를 개시하라고 지시했다.

러트닉 장관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더그 포드 주지사를 만나 미국과 캐나다 간 관세 전쟁으로 가열된 "온도를 낮추려고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마크 카니 차기 총리가 완전히 취임할 때까지 국가 단위의 협상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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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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