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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예상치 하회… 오름세도 꺾여
수입품값 미반영… 계란 품귀도 변수
미국 일리노이주 글렌뷰의 한 식료품점에서 계란 가격을 확인하고 있는 고객.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달 미국의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1월보다 둔화했다. 그러나 관세 인상 효과가 아직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계란값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기대를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노동부는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같은 달 대비 2.8% 상승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전월과 비교해서는 0.2% 상승했다. 이는 전문가 전망치를 각각 0.1%포인트 밑돈 수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1%, 전월비 0.2% 각각 상승했다. 역시 전문가 전망치를 각각 0.1%포인트 하회했다.

1월까지 넉 달간 지속된 오름세가 꺾였다. 지난해 9월 2.4%까지 떨어졌던 연간 CPI 상승률은 10월 2.6%로 반등했고, 오르막은 11월(2.7%), 12월(2.9%)을 거쳐 올 첫 달까지 이어졌다. 수치가 3.0%까지 치솟았다.

주거비가 전월비 0.3% 상승하면서 전체 월간 지수 상승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노동부는 전했다. 다만 항공요금(-4.0%)과 휘발유 가격(-1.0%)이 하락해 주거비 상승을 부분적으로 상쇄했다.

변수는 관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월 4일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이달 4일 추가 관세율을 20%까지 끌어올렸다. 기존 세율까지 반영하면 현재 중국산 제품에 붙는 관세는 45%에 이른다. 여기에 이날부터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가 매겨진다. 다음 달 2일에는 상호 관세(상대국 관세 수준에 맞춰 자국 관세 조정)와 함께 자동차·농산품 등 대상 품목 관세 부과가 예고돼 있다. 멕시코, 캐나다산 대상 25% 관세도 대기 중이다. 수입품 가격이 오르면 국내 경쟁 제품 가격도 동반 상승한다.

조류인플루엔자(AI)에 따른 공급 감소로 급등한 계란 가격도 악재다. 미국 텍사스오스틴대 교수 캐롤라 바인더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식품 가격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익숙하기 때문에 체감 가격 변화가 실제보다 커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높은 기대 인플레이션은 선제적 가격 인상을 부른다.

물가 반등이 경기 침체를 촉발하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불안감은 다소 줄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현 4.25∼4.50%로 동결할 확률을 68%로 반영했다. 전날보다 7%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달 18, 19일 열리는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되리라는 전망은 100%에 가깝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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