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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수입 개방 압력’ 본격화
내달부터 농산물 관세 예고
한우농가들은 거세게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제기됐던 농축산 분야 ‘수입 개방 압력’과 ‘관세 폭탄’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한국산 등 수입 농산물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데 이어 한국의 ‘소고기 30개월령 이상 수입 제한’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미국 내에서 커지고 있다. 국내 농식품 수출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한우농가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미국 전국소고기협회(NCBA)는 이날 “한국의 미국산 소고기 30개월령 수입 제한을 개선해야 한다”면서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검역 규정을 개선해달라고 요청했다. USTR도 지난해 발간한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 “한국과 합의한 30개월 미만 소고기 수출이 과도기적 조치였음에도 16년간 유지되고 있다”며 수입 허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미 양국 정부는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광우병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2008년 한국이 30개월 미만 소고기만 수입을 허용하는 것에 합의했다.

이후 한국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은 매년 늘어 현재는 미국의 소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가 됐다. 한국의 지난해 외국산 소고기 수입액은 총 39억5069만달러다. 이 중 미국산 소고기가 22억4288만달러(약 3조2500억원)로, 전체 수입액의 56.8%를 차지한다.

일단 국내 한우농가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서영석 전국한우협회 정책국장은 “광우병 등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30개월령 이상의 미국산 소고기가 수입되면, 국민의 안전과 건강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소고기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져 한우 소비도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협회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발생한 광우병 7건 중 대부분은 30개월령 이상 소에서 나타났으며, 2023년 5월에도 1건 발생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미국 정부로부터 미국산 소고기 30개월령 수입 제한과 관련한 어떠한 문제 제기나 요구가 없었다”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고,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에서 ‘테슬라 좋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1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함께 백악관 경내 사우스론에 주차된 테슬라 모델 S 세단에 올라 테슬라 자동차를 홍보하고 있다. 워싱턴 | AFP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는 다음달 2일부터 수입 농산물에 대한 관세 부과도 예고한 상태다. 한국의 농산물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15억9000만달러에 달했다. 전체 농식품 수출 품목 1위인 라면의 미국 수출액은 지난해에만 2억156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70.3% 늘었다. 전통식품인 김치의 미국 수출액은 48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0.0% 증가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농산물과 가공식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내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다”며 “김치와 라면 등 K푸드 수출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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