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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윤 대통령 즉각 파면 매일 긴급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100일 되는 날입니다. 오늘이면 3개월 넘게 이어온 내란이 정리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국민 누구나 아는 답을, 왜 헌법재판소는 미루고 있습니까.”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과 검찰의 즉시항고 포기로, 지난 주말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위기감을 느낀 시민들이 나흘째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12·3 내란사태가 일어난 때로부터 100일이 된 12일, 여전히 헌재의 탄핵 심판 선고일은 안갯속인 가운데 시민들은 “헌법재판소는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며 간절하게 외쳤다.

이날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매일 긴급집회’(긴급집회)를 열었다. 윤대통령 석방 이튿날부터 나흘 째 이어지는 집회다. 본 무대가 마련된 경복궁 동십자각 방향으로 주최 쪽 추산 15만명 시민이 모여들었다. 지난 주말부터 비상행동을 주축으로 시작된 시민사회단체, 노동조합과 국회의원연대, 정당들의 농성장을 포함한 부스 30여개와 이에 동참하는 시민들의 텐트 행렬은 그 반대편 경복궁 서십자각 쪽으로 늘어섰다.

윤석열 대통령 석방 이후 법원과 검찰을 향해 분노했던 시민들은, 이날 헌법재판소를 향해서도 답답함을 내비쳤다. 전례에 비춰 헌재가 이날 탄핵심판 선고일을 발표할 거라 예상한 것과 달리 다음 주로 미뤄질 조짐이 보이자 시민들 사이 불안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윤 대통령 즉각파면 매일 긴급집회에 참가한 시민이 손팻말 문구를 적고 있다. 김가윤 기자

긴급집회엔 처음 나온다는 이상민(30)씨는 “충분한 심리가 필요해서 미뤄지는 거라면 괜찮은데 그게 아니라 (윤 대통령 쪽이) 절차적으로 자꾸 시비를 걸어서 그런 것 같아 답답하다”며 “그사이 석방도 되지 않았느냐. 위기감을 느껴서 나왔다”고 말했다. 두 자녀와 함께 온 김아무개(51)씨도 “(내란 이후) 시간이 많이 흘렀다. 아무리 신중해도 이 정도면 빨리 마무리해야 할 때다. 그래야 다들 일상으로 돌아가지 않겠느냐”고 했다.

단식 농성 5일째에 접어든 박석운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집회 발언에 나서서 “(국회가) 탄핵 소추한 지 벌써 석 달이 됐다. 헌법재판소는 누구를 위해 파면 선고를 이렇게 미루고 있는가”라며 “비상계엄과 구속취소를 겪은 국민은 또 무슨 깜짝 놀랄 일이 생길까 봐 너무나 불안해한다. 헌재는 신속하게 파면을 선고해서 불안을 해소해달라”고 외쳤다.

한편에선 헌법재판소의 신중한 결정을 믿는다며, 힘을 보태는 목소리도 나왔다. 퇴근 뒤 곧바로 집회 현장을 찾았다는 박현철(57)씨는 “내란 행위를 한 것은 워낙 명백하니 파면을 선고할 거라고 헌재를 믿는다. 만장일치 의견으로 어떻게든 합의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김포에서 친구와 함께 온 손기정(59)씨는 “마음이 조급하긴 하지만 절차적으로 문제없도록 하려는 거란 희망적인 믿음이 더욱 크다”고 했다.

헌재의 파면 선고를 바라는 마음을 오는 15일 광화문 집회에서 보여줘야 한다는 결의도 다졌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우리가 광장을 뜨겁게 달굴수록 헌법재판관들이 혹시라도 다른 생각을 해볼 가능성조차 사라질 것이다”며 “법리적 판단은 이미 12월3일 밤에 결정됐다. 남은 것은 시민들이 압도적으로 모여 기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들은 탄핵 심판 선고일, 헌법 재판관들이 읊어주길 바라는 주문을 미리 외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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