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천막 농성장서 ‘시국 간담회’ 국난 극복 위해 단일대오
이 대표가 제안…박용진·김경수·김부겸·이광재·임종석 참석
이 대표가 제안…박용진·김경수·김부겸·이광재·임종석 참석
앙금은 털고…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이재명 민주당 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왼쪽부터)이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천막 농성장에서 국난극복을 위한 시국 간담회를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email protected]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비이재명(비명)계 주요 대선 주자들이 12일 시국간담회를 열고 한목소리로 헌법재판소에 윤석열 대통령 즉각 파면을 요구했다. 윤 대통령 석방 후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민주당이 뭉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 설치된 민주당 천막 농성장에서 ‘국난극복을 위한 시국간담회’를 열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박용진 전 국회의원,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참석했다. 이날 시국간담회는 이 대표 제안으로 성사됐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예정된 충남대 특강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윤 대통령은) 검찰 통치도 부족해서 군을 통해 통치하겠다 마음을 먹었던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이 국민에게 불안과 공포감을 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기대하는 대로 탄핵이 기각되고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나”라며 “아무 이유 없이 국민을 계몽시키기 위해 계엄을 선포하는 일을 용인하자는 것인가. 그게 가당키나 한가”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이 대표가 당 운영을 할 때 저희는 쓴소리를 많이 했다”며 “그럼에도 계엄, 내란, 내전까지 이어지게 한 국론분열 책임자인 윤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한 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이뤄낼 수 있게 국민의 의견을 모아달라”고 했다.
지난 9일부터 단식 중인 김 전 지사는 “(광화문 농성장을 찾은) 많은 시민이 윤 대통령 파면 없이는 대한민국이 파멸로 간다고 걱정하셨다”며 “국민의 힘으로 헌재를 보호하고 탄핵을 빠르게 이끌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박 전 의원도 “나치에 맞선 본회퍼 목사의 말처럼 미친 자에게선 운전대를 빼앗아야 한다”며 “두 쪽 난 나라를 회복하려면 내란수괴에 대해 즉각 탄핵 인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트럼프 시대에서 세계는 우리의 불안한 정국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하루빨리 탄핵을 인용해 외교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은 “국민을 이길 권력은 없다. 우리 국민은 회복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와 비명계 인사들은 약 10분간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 성사는 윤 대통령 석방 이후 탄핵심판 선고에 대한 민주당의 위기감이 고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국민이 가진 불안과 공포감을 해소하기 위해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민주당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개헌이나 대선 경선 룰(규칙)에 대한 당내 이견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논쟁을 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비명계 통합행보 일환으로도 보인다. 앞서 이 대표는 김 전 지사와 박 전 의원, 임 전 실장 등과 차례로 만나며 통합 행보에 집중했다. 그러나 최근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이 ‘당내 일부와 검찰이 짜고 한 짓’이라고 말해 비명계의 반발을 샀는데 이러한 기류를 잠재우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13일 당내 3선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