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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관저 상황 노출 최소화
“여론 균형”… 8년 전과 다르다 판단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관저 복귀 5일째인 12일 별다른 외부 행보나 공식 메시지 없이 침묵을 이어갔다. 여야가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시점에 대해 “충분한 숙의”와 “신속한 선고”의 입장으로 갈라졌으나 윤 대통령 측은 이에 대해서도 특별한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실은 달라진 것 없이 종전과 똑같은 자세”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7일 법원의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 직후에는 “보여주기식 불법 수사가 바로잡혔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이후에는 대통령과 관저 상황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며 ‘로키’ 대응에 접어들었다. 윤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 인사들을 만나고 중진들과 통화한 사실이 전해졌으나 대통령실은 인간적 만남과 안부 물음이었다며 ‘관저 정치’ 해석에 선을 긋고 있다.

헌재 결정을 앞두고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모두 침묵하는 모양새지만 여권 전반에는 헌재가 기각 결정을 내려 대통령이 복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전보다 높아지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국민에게도 탄핵에 대한 경험이 쌓였고, 지금은 여론의 ‘균형’이 형성돼 있다”며 “대통령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의 잘못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일방적 ‘촛불 여론’ 속에서 순식간에 끝났다면 이번에는 ‘반탄’ 집회 규모가 실제로 크며 헌재도 이를 고려할 수 있다는 논리다.

헌재의 선고기일 통지가 당초 예상과 달리 이날까지 이뤄지지 않은 점, 야당이 천막 농성에 돌입하고 일부 야당 의원이 삭발과 단식투쟁에 나선 점도 이러한 여권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앞서 헌재의 신속한 선고가 예상됐고 야당은 ‘인용’을 확신한 듯 사실상 조기 대선 체제에 돌입하는 양상이었는데, 법원의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 결정 이후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졌다는 시각이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은 그간 ‘법과 절차를 지켜 달라’는 메시지를 계속 냈다”며 “대통령은 차분히 기다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과 관련해 헌법재판관 각각의 심증을 구체적으로 기재한 ‘받은 글’들이 도는 형국이다. 하지만 평결은 선고 직전에나 이뤄지며 재판관들이 평의 내용을 유출하는 일은 없다. 전직 헌법재판관은 “‘헌재 흔들기’로 인한 잘못된 믿음이 국민 틈에 많다”며 “재판은 법리와 증거로 하는 것이며 이념과 성향으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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