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미국 캘리포니아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세계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강행한 데 대해, 이번 조처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캐나다가 보복 조처를 발표했다.
캐나다 정부는 12일(현지시각) 미국 관세에 대한 대응으로 298억캐나다달러(약 30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고 캐나다 시티브이(CTV) 뉴스 등이 전했다. 캐나다 정부는 이날 오타와에서 재무부 장관과 외교부 장관 그리고 산업부 장관이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방침을 밝혔다. 도미닉 르블랑 재무부 장관은 보복 관세 부과 대상이 되는 미국산 제품은 스포츠 용품, 컴퓨터, 주철 제품 등이라며 다른 미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조처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교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해서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주가 되어야 한다고 발언하고 있는 점에 대해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강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수아필리프 샹파뉴 산업부 장관은 캐나다 산업과 노동자를 보호할 것이라며 “캐나다산 제품을 사자”고 호소했다.
캐나다에 앞서 이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미국 관세에 대한 대응으로 약 260억유로(약 41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캐나다는 미국에 철강과 알루미늄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조처 영향을 가장 심각하게 받을 국가로 꼽힌다. 미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철강 수출국 중 캐나다가 2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를 멕시코와 함께 관세 전쟁의 주요 표적으로도 삼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캐나다산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를 시행했다가 자동차를 비롯해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이 적용되는 품목은 내달 2일까지 25% 관세 적용을 유예한 상태다. 당시 캐나다 정부는 1단계 대응 조치로 300억 캐나다 달러(약 30조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한 뒤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