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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관세 폭탄’
한국 철강·알루미늄에 25% 부과 시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2025년 3월11일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 앞에서 테슬라 자동차 모델S에 앉아있다. 로이터 연합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산 자동차 부품을 포함한 철강·알루미늄 등에 일제히 관세 25%를 부과하는 트럼프발 ‘관세 폭탄’이 12일(현지시각) 시행됐다.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 약 두달 만에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를 상대로 본격적인 무역 전쟁을 개시한 셈이다. 2008년 광우병 사태를 겪으며 만든 미국산 소고기 수입 기준에 대한 완화 요구 등 먹거리까지 통상 압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지난달 10일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에 따라 미국이 세계 각국에서 수입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예외 없이 25%의 관세를 매기는 조처는 미국 동부시각으로 이날 0시1분(한국시각 12일 오후 1시1분) 발효됐다. 집권 이후 중국을 제외하곤 이전까지 실제 관세를 부과한 적 없었던 트럼프 정부의 품목별 보편 관세가 최초로 시행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이 시각 이후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관세국경보호청에 통관 신고를 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엔 관세 25%가 붙는다. 기존 한국산 철강은 쿼터제를 적용받아 연간 263만톤(t)까지 무관세 대상이었다. 알루미늄도 관세를 10%만 물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철강과 알루미늄으로 만든 볼트·너트·스프링 등 파생 제조품은 물론 자동차·가전·항공기 부품까지 일제히 관세 25%를 매기기로 했다. 애초 미국 상무부는 차 부품 등에 관세 적용을 유예하겠다고 했으나, 시행 직전에 강경 입장으로 돌아선 셈이다. 이번 조처로 관세 비용 부담이 새로 생긴 국내 철강 기업과 자동차 부품 업계 등은 수출 물량 감소, 수익성 악화 우려 등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대미 수출뿐 아니라 앞으로 농축산물 등 수입 쪽도 미국 정부가 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전국소고기협회(NCBA)가 전날 한국의 30개월 이상 된 미국산 소고기 수입 금지 등을 ‘불공정 무역 관행’이라고 지적하며 미국 정부에 개선을 요구하고 나서서다.

아울러 미국의 무역 정책을 이끄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이 한국에 유전자변형농산물(LMO) 감자의 수입 규제 완화 등을 요구할 수 있다는 염려도 나온다. 그러나 통상 당국의 핵심 관계자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최근 미국을 방문해 러트닉 장관을 만났을 때 미국산 감자 수입 관련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미국 축산 업계는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소고기 시장 개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며 “국민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신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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