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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확정 후 기준 판매량 전년比 급감
신차 주니퍼 출시되면 반등 전망도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친(親)트럼프 행보로 글로벌 시장에서 수난을 겪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성장세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전기차 보조금이 확정된 이후를 기준으로 집계한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다만 완성차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최근 판매 감소가 정치적인 이유보다는 모델 노후화의 영향도 있어 신차 출시 이후에는 반등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2일 자동차 시장분석업체인 카이즈유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테슬라는 2222대가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BMW(6274대), 메르세데스-벤츠(4660대)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 테슬라의 판매량은 174대에 불과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11일(현지 시각) 백악관 앞에서 테슬라 모델S에 탑승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테슬라의 지난달 판매를 이끈 것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Sports Utility Vehicle)인 모델Y였다. 모델Y는 전체 테슬라 판매량의 90%가 넘는 2040대가 팔리며 단일 모델 기준 국내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벤츠의 E클래스는 1907대, BMW 5시리즈는 1719대가 각각 판매됐다.

지난달 모델Y가 많이 팔린 이유는 전기차 보조금이 조기에 확정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 전기차 구매자에게 지급되는 보조금은 보통 2월 말에 확정돼 3월부터 지급된다. 이 때문에 보조금 확정 전인 1, 2월에는 판매량이 미미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올해는 보조금이 1월에 확정되면서 2월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급증했다.

보조금 확정 이후를 기준으로 보면 국내에서 테슬라의 판매량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지난해 보조금 확정 다음달인 3월에 테슬라 판매량은 6025대를 기록했다. 주력 차종인 모델Y의 당시 판매량도 5934대에 달했다.

최근 테슬라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판매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올해 들어 2월까지 독일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넘게 감소했다. 테슬라의 인기가 많은 중국에서도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4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에 대한 반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여러 나라와 ‘관세 전쟁’을 벌이면서 더욱 높아졌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했고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며 정치적 행보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테슬라에 대한 불매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테슬라 매장이 공격을 받았고, 고의로 의심되는 차량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테슬라가 이달 글로벌 시장에서 출시한 모델Y의 부분변경모델 주니퍼. /테슬라 X 계정 캡처

완성차 업계에서는 최근 테슬라가 판매 부진을 겪는 근본적인 원인은 머스크 CEO의 정치적 행보 때문이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현재 주력 판매 모델들이 출시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일시적 판매 감소를 겪는다는 것이다. 주력 판매 차종인 모델Y의 경우 2020년에 첫선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모델Y의 부분변경모델인 주니퍼가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하면 테슬라의 판매 실적이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주니퍼는 지난달 말부터 생산을 시작했으며, 이달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출시된다. 중국에서는 이미 20만대가 넘는 사전계약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이르면 이달 안에 인도가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지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니퍼의 고객 인도가 시작됨에 따라 이달부터 중국 판매량이 빠르게 회복되고, 2분기부터는 신차 효과가 제대로 나타날 것”이라며 “테슬라의 중장기 성장성은 여전히 높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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