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TSMC 지분율 50% 넘기지 않을 것"
대만 TSMC 로고. 타이난=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가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에 대해 미국 기업과 합작 투자에 나선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고율 관세를 피하고 싶다면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겨라"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투자 압박에 TSMC가 응답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4명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인텔의 공장을 운영할 합작 회사와 관련 엔비디아·AMD·브로드컴 등 미국 주요 업체들에 지분 참여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TSMC는 해당 회사를 운영하지만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진 않는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소식통은 TSMC가 퀄컴에도 이같이 제안했다고 전했다. 인텔·TSMC 등 관련 기업과 백악관은 해당 보도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번 논의는 트럼프 행정부가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인 TSMC에 미국의 반도체 산업의 상징인 인텔을 정상화하는 데 도움을 요청한 뒤 이뤄졌다. 소식통들은 "인텔의 파운드리 부문이 외국 기업에 완전히 넘어가는 것을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지 않는다"면서 "기업들의 최종 합의에는 (미국) 정부 승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첨단 제조업을 강화하기 위해 인텔의 부활을 원하고 있다. 인텔은 한때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모바일·인공지능(AI) 전환에 뒤처지는 한편 경쟁 업체에 시장 지배력을 빼앗기면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TSMC가 트럼프 정부 요청에 따라 인텔 파운드리 공장의 지분을 인수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TSMC가 전체 반도체 공급망에 있어 주요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인텔 재건을 위해 TSMC가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인 셈이다. 트럼프 정부의 투자 압박에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지난 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1,000억 달러(약 145조 원) 규모의 대(對)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로이터는 "TSMC와 인텔은 오랜 경쟁 관계인 만큼 협력에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두 회사는 공장 운영에 있어 서로 다른 공정, 화학 물질, 장비 등을 사용하고 있어 협력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