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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전성시대에도 국내 ‘빅3’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은 웃지 못하고 있다. 지난 2년간 CU와 GS25가 각각 2000여 곳 가까이 덩치를 키우는 동안 되레 역성장했기 때문이다.

12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2022년 1만4265곳이었던 세븐일레븐 점포는 지난해 1만2152곳으로 줄었다. 2년간 2113곳 감소했다. 이 사이 CU‧GS25 매장 수는 3600여 곳 증가했다. 실적도 하락세다. 공정거래위원회(가맹본부 재무상황)에 따르면 지난해 세븐일레븐은 2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창립 이래 첫 희망퇴직도 시행했다.

세븐일레븐이 즉석 조리 식품 강화네 나선다. 사진은 서울의 한 세븐일레븐 매장. 뉴스1
국내 첫 편의점이자 빅3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이 맥을 못 추는 이유는 뭘까. 유통업계에선 2022년 미니스톱 인수가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당시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3100여 억원에 미니스톱을 인수했다. 당시 CU‧GS25의 매장 수가 각각 1만6000여 곳, 세븐일레븐이 1만1000여 곳일 때였다. 미니스톱 인수로 덩치를 키운 업계 3위 세븐일레븐이 1위로 올라설 수 있을지에 편의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기대했던 효과는 없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세븐일레븐 신규 개점은 2022년 2458곳이었지만, 2023년 1607곳으로 줄었다. 반면 계약종료(해지)는 2021년 741곳에서 2022년 805곳, 2023년 1377곳으로 늘었다. 미니스톱 2600여 곳을 흡수했지만, 외형성 성장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다.

미니스톱 인수로 곳간이 비면서 투자 동력도 떨어졌다. 2022년 7165억원이었던 자본은 2023년 5086억원으로 줄었다. 2022년 2178억원이었던 투자금은 2023년 1261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는 절반 수준인 600억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하는 가맹점주를 잡지 못한 데는 투자금 축소 영향이 크다. 편의점 가맹 계약 기간은 5년이다. 5년 마다 기존 브랜드를 유지할지, 새로운 편의점 브랜드로 갈아탈지 결정할 수 있는데 이 시기 편의점 본사에서는 지원금‧장려금 명목으로 점포에 따라 수천만원을 지원한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다른 업체는 목이 좋은 점포는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하며 재계약하거나 간판을 바꿔달도록 영업했는데 세븐일레븐은 5분의 1 수준 밖에 제시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차준홍 기자
수익 구조도 한국 토종 브랜드인 CU나 GS25보다 불리하다. 일본 세븐일레븐에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이 일본 본사에 지급하는 로열티는 매출의 1%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 업계의 영업이익률은 3%를 넘기 힘들다. 업계 1위(점포 수 기준)인 CU도 지난 5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이 2%선이다. 세븐일레븐 입장에선 이익의 절반을 로열티로 지급해야 하는 셈이다. 2023년 코리아세븐 매출은 5조3970억원, 영업손실은 228억원이었다. 단순 계산하면 500억원 수준의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았으면 200억원 정도 흑자인 셈이다.

로열티를 지급하면서 국내 사업만 가능한 만큼, 해외로 눈을 돌릴 수도 없다. CU와 GS25는 내수 시장이 포화라고 판단, 해외 시장으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CU는 몽골‧말레이시아‧카자흐스탄에서 620여 곳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고 몽골의 경우 매출이 연평균 12%씩 늘고 있다. GS25도 베트남‧몽골 등지에 점포 620곳이 있다. 베트남 매출액은 2018년 30억원에서 2023년 855억원 수준으로, 5년새 30배 늘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년간 부실 점포를 정리하는 구조조정을 했고 올해를 터닝 포인트로 만들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점포 차별화 전략을 앞세워서다. 우선 2분 만에 구워 나오는 즉석 피자, 팝콘 치킨, 핫도그, 소떡소떡 등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푸드스테이션을 조성한다. 글로벌 세븐일레븐의 인프라를 활용한 직소싱도 강화한다. 즉석 스무디가 대표적이다. 딸기‧바나나‧망고‧블루베리 등 각종 냉동과일이 담긴 플라스틱 컵을 기계에 넣으면 즉석에서 갈아준다. 삼겹살‧소불고기‧양념돼지고기, 쌈채소 등 신선식품 구성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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