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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임종석·박용진 등 잠룡들 한자리에
김부겸 "쓴소리했지만…  탄핵 의심 안 해"
계파갈등 수면 아래로… "다른 소리 내기 힘들어"
박용진(왼쪽부터) 전 의원, 김부겸 전 국무총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천막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한 김 전 지사를 응원하며 손을 모아 결의를 다지고 있다. 하상윤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권 잠룡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헌법재판소를 향해 “내란 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 석방’이라는 돌발 변수로 정국 불안감이 극에 달하자, ‘탄핵 단일 대오’ 아래 친이재명(친명)계와 비이재명(비명)계가 모처럼 하나로 뭉친 것이다.

민주당은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 농성장에서 ‘국난극복을 위한 시국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대표뿐만 아니라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기지사,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박용진 전 의원 등 비명계 주자들도 함께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불참했다. 이 대표는 전날 비명계 주자들에게 별도로 연락해 ‘원샷 회동’을 제안했다.

계파는 달랐지만 목소리는 같았다. 이 대표는 “탄핵을 하든지 안 하든지는 헌재가 적절히 잘할 거라 믿는다”면서도 “국민적 상식, 역사적 소임에 어긋나는 그런 결정을 어떻게 하겠느냐”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저희들은 당 운영에 대해 쓴소리도 많이 한 사람들”이라면서도 “그럼에도 ‘계엄 내전’에 이르게 한 국론분열 책임자인 윤 대통령이 탄핵돼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의심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박 전 의원도 “선당후사의 애당심으로 이 자리에 왔다”며 “미친 자에게서 운전대를 뺏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개발언 이후 비공개 회의는 7분 만에 종료됐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회의에서) 당이 국민들 보시기에 많이 단합돼 있고 안심할 수 있는 것을 형성해나가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얘기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석방으로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은 일단 잠잠해지는 분위기다. 탄핵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조기 대선을 전제로 한 개헌이나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에 대한 논의도 뒷전으로 밀렸다. 2년 전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를 두고 이 대표가 주장한 ‘비명계-검찰 결탁설’에 대한 파장도 윤 대통령 석방으로 묻힌 상태다. 비명계 측 관계자는 “
윤 대통령이 이 대표의 구원투수가 된 격"이라며 "탄핵 인용이 결정될 때까지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이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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