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가상자산 차익거래로 하루 2% 수익 홍보
“갑자기 출금 안 된다”... 피해자 수천명 속출
간판만 바꾼 유사 퀀트바인 업체, SNS서 활개
모두 AI 트레이딩 표방한 다단계 구조 표방

소셜미디어(SNS)에서 유포되고 있는 퀀트바인 자료 중 일부. /인터넷 캡처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 의혹을 받고 있던 가상자산 플랫폼 ‘퀀트바인’이 12일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갑자기 사라졌다. 퀀트바인으로 수익을 냈다는 인증글이나 동영상 다수도 삭제돼 확인되지 않는다. 퀀트바인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원금과 수익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약속했지만, 현재는 출금을 막아놓은 상태다. 피해자는 수천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퀀트바인 폰지사기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퀀트바인과 동일한 형태의 가상자산 업체가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이들은 퀀트바인처럼 상상을 초월하는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더 높은 수익을 내려면 다른 투자자를 유치해 ‘등급’을 올려야 하는 다단계 구조를 차용했다는 점까지 퀀트바인과 동일하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퀀트바인 피해자모임 카페 가입자는 4200여명이다. 피해자 수는 수천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금액은 피해자당 수백달러에서 수천달러로 비교적 소액이다. 피해자들은 퀀트바인 운영자를 파악하지 못해 누구를 고소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퀀트바인은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본사가 있고 미국 금융 당국으로부터 영업 허가를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정확한 사실관계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퀀트바인은 하루에 2%(연 13만7600%)의 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퀀트바인 이용자는 100~300테더(USDT)만 투자할 수 있다. USDT는 미국 달러와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1USDT는 1달러와 같은 가치를 지닌다. 최대 투자 가능 금액이 300달러인 셈이다.

퀀트바인 피해자들은 투자 가능 금액이 최대 300달러(43만원)라는 점에 안심하고 투자했다. 사기 사건이 발생해 투자금을 모두 잃어도 일상생활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퍼진 그럴듯한 수익 인증글을 보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투자한 셈이다.

퀀트바인은 전형적인 폰지사기와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약속한 수익을 배분했다. 투자자 일부는 퀀트바인에 믿음을 갖고 퀀트바인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수익금으로 재투자하는 것이라 손해 볼 것이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또 다른 투자자를 유치하면 수익률이 올라간다. 퀀트바인도 신규 투자자에게 USDT를 무료로 제공하는 행사를 열며 투자자 유치에 박차를 가하다 최근 출금을 막고 잠적했다.

폰지사기 의혹을 받고 있는 퀀트바인과 유사한 형태의 가상자산 업체. 챗지피티(ChatGPT) 콘셉트를 차용했다. 이 업체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가상자산 매매 기법을 통해 수익을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캡처

금융감독원은일 가상자산 차익거래로 투자를 유도하는 불법 사업자가 성행하고 있다며 지난 7일 ‘주의’ 단계의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업체가) 온라인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어 비대면으로 투자받은 가상자산을 손쉽게 편취하고 잠적할 수 있다”라며 “고수익을 약속하며 자금을 모집한다면 유사수신과 사기 등을 의심해야 한다”라고 했다.

하지만 퀀트바인과 유사한 업체는 현재도 SNS를 중심으로 투자자를 모으고 있다. 이 업체들 모두 해외에 본사를 두고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가상자산 매매로 수익을 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운영진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운 수익 인증글을 통해 업체를 홍보하고 있다는 점과 투자자가 또 다른 투자자를 모집해야 수익률이 올라가는 다단계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도 동일하다. 영국판 퀀트바인, AI 양적거래, 가상자산 채굴, 앱테크 등 간판은 다양하지만 실체는 퀀트바인과 판박이다.

실제 A사는 하루 6%의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자자를 유치해 레벨을 올리면 투자 가능 금액이 높아지고 수익률도 높아지는 구조다. A사에 투자하라고 홍보하는 사람들은 퀀트바인에는 문제가 생겼지만, A사는 안전한 투자처라고 주장하고 있다.

챗지피티(ChatGPT) 콘셉트를 차용한 B사도 퀀트바인과 수법이 동일해 폰지사기 의혹을 받고 있다. 인터넷에는 B사에 3만원을 투자했더니 6개월 만에 300만원을 벌었다는 수익 인증글이 공유되고 있다. 그밖에 가상자산 채굴 업체라는 C사, 일본에서 공전의 인기를 끌고 최근 한국에 진출했다는 가상자산 업체 D사 모두 폰지사기 의혹을 받고 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전에 없던 새로운 수법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라면서도 “AI가 인기다 보니 이 키워드를 활용한 사기 업체가 많아진 것 같다”라고 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343 아들 잠들어서 잠시 외출했는데…4세 아이 日 호텔에서 추락해 사망 랭크뉴스 2025.03.18
45342 국민연금 “MBK의 적대적 M&A 투자에는 참여 안 한다” 랭크뉴스 2025.03.18
45341 OECD, 한국 성장률 전망 1.5%로 하향…‘관세 폭풍’에 0.6%p↓ 랭크뉴스 2025.03.18
45340 “인용” “기각” 판치는 지라시… 前 재판관 “말 안되는 얘기들” 랭크뉴스 2025.03.18
45339 외국인·기관 ‘쌍끌이’ 코스피 2600선 회복…방산주 일제히 급등 랭크뉴스 2025.03.18
45338 유방암 치료 후 손·팔이 퉁퉁… 이런 환자들 림프 부종 ‘고위험군’ 랭크뉴스 2025.03.18
45337 “5억 차익 노려볼까”… 광교 아파트 청약 2가구에 36만명 몰려 랭크뉴스 2025.03.18
45336 "현장 알리려고"·"최루탄 쏜 줄 알고"‥폭도들의 '형량 낮추기' 랭크뉴스 2025.03.18
45335 무기력 美민주, 예산안 싸움 패배 뒤 내홍…지도부 세대교체론도 랭크뉴스 2025.03.18
45334 "JMS 성폭행 조작됐다"…재판 넘겨진 50대 유튜버 알고 보니 랭크뉴스 2025.03.18
45333 '중국산' 김치로 끓여놓고 "국산 김치찌개 팔아요"…수억원 챙긴 업주의 최후 랭크뉴스 2025.03.18
45332 강남 집값 급등에 정부 ‘우왕좌왕’… 오세훈 책임론도 고개 랭크뉴스 2025.03.18
45331 ‘구제역 청정’ 전남이 뚫렸다…“방역수칙 지켰는데” “백신 맞아도 불안” 랭크뉴스 2025.03.18
45330 1년 넘은 ‘응급실 뺑뺑이’… 참다못해 119 대원들 나섰다 랭크뉴스 2025.03.18
45329 미군, 후티 근거지 재차 공습…"대테러 작전 계속" 랭크뉴스 2025.03.18
45328 "'이 증상' 나타나면 난소암 의심해 보세요"…40대 여성의 경고, 뭐길래? 랭크뉴스 2025.03.18
45327 이번엔 육군…30억 드론 착륙하다 200억짜리 헬기와 충돌 랭크뉴스 2025.03.18
45326 때 아닌 습설에 전국서 대설주의보 랭크뉴스 2025.03.18
45325 서울 역대 가장 늦은 대설주의보…'40㎝ 눈폭탄' 출근길 비상 랭크뉴스 2025.03.18
45324 “경기침체 신호 아냐”… 뉴욕증시, 장 초반 혼조세 랭크뉴스 2025.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