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버번위스키·오토바이 등 전면 시행”
건설현장에서 철골 작업 중인 노동자들.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4월부터 유럽으로 수입되는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부과에 따른 맞대응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르즐라 폰데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조치에 깊은 유감을 나타낸다”며 “4월 1일부터 13일 사이 2단계에 걸쳐 미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성명문을 냈다.
관세 대상은 260억유로(약41조1307억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이다. 폰데라이엔 위원장은 “먼저 4월1일자로 일부 미국 제품에 대한 관세 유예 조치를 끝내고 13일까지 새로운 대응책을 제시할 것”이라며 “신속하게 비례의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규모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U는 2018년과 2020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응해 준비한 ‘재조정 조치(보복관세)’를 이달까지 보류한 상태다. 규모는 약 64억유로(약 10조1024억원)다. EU집행위원회는 “이들 재조정 조치는 이번에 처음으로 전면적으로 시행된다”며 “선박부터 버번 위스키, 오토바이에 이르는 상품들에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즉각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아닌 약 한 달의 유예기간을 남겨둠으로써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폰데라이엔 위원장은 “미국과 더 나은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회담을 재개하도록 마로시 셰프초비치 통상담당 집행위원에 임무를 맡긴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날 오전 0시1분부터 자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과 그 파생상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