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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무건리 훈련장에서 '한미 연합 공중강습 훈련'이 열려 한미 장병들이 수리온 헬기에서 내리고 있다. 이날 훈련에는 한국군 90여 명, 미군100여 명이 참가했으며 수리온 6대가 동원됐다. 이번 훈련은 2025년 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일환으로 열렸다. 사진 공동취재단.
북한이 지난주 발생한 공군 오폭사고를 거론하면서 2025년 한·미 '자유의 방패(FS·Freedom Shield)' 연합연습을 재차 비난했다. 방어적 성격인 한·미의 정례 연합훈련을 빌미로 주민들의 적개심을 고취시키는 동시에 군사 도발에도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12일 '위험천만한 미한(한·미)합동군사연습의 불길한 전조'라는 제목의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게재하면서 "불길한 전조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며 조선반도(한반도) 정세 악화의 근원인 핵전쟁 시연을 당장 걷어치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언급한 '불길한 전조'는 지난 6일 경기도 포천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발생한 공군기 오폭사고다. 논평은 해당 사고가 "우리와의 전면 전쟁을 가상한 대규모 합동군사연습 전야에 바로 공화국 남쪽 국경 가까이에서 일어났다"며 "만에 하나 폭탄이 조금만 더 북쪽으로 투하되어 우리의 국경선을 넘어섰더라면 사태가 어떻게 번져졌겠는가 하는 것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뉴욕타임즈(NYT)를 인용해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시점에서 우발적인 한 점의 불꽃이 조선 반도와 지역, 세계를 새로운 무력충돌에 말려들게 할 수 있었음은 결코 무리한 상상이 아니"라며 "만약의 경우에는 경고 없이 무자비한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이 일반 주민들이 읽는 노동신문에 이번 논평을 게재한 건 공군기 오폭사건과 연합훈련을 선전전에 활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미의 군사적 위협과 그에 따른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부각해 내부 결속을 도모하고 자신들의 핵무력 강화 노선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다.

각종 담화·논평·보도문을 통해 연합훈련에 반발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위력이 약한 근거리탄도미사일(CRBM)이나 순항미사일을 쏘면서 수위를 조절하는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공군 오폭 사고를 발생 엿새 뒤에나 꺼내들어 비난의 소재로 활용한 것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석 달 넘게 이어지는 동계훈련, 주요 지적시설 건설현장 투입, 러시아 파병으로 인한 피로 누적으로 군사적인 맞대응이 부담스러운 북한군의 상황을 방증하는 측면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례적·합법적·방어적 성격의 한·미 연합훈련을 북한이 도발의 빌미로 삼으며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부각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한·미 군사훈련의 강도가 높아진 원인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무력 강화노선 때문"이라며 "북한이 우발적인 충돌을 우려한다면 일방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남북 간 통신연락선 복원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2023년 4월부터 남북간 우발적인 충돌을 막는 안전핀 역할을 해오던 통신연락선 정기통화에 일방적으로 응신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언론매체를 통해 대북 입장을 발표해 우회적으로 의사를 전달하거나, 경우에 따라 판문점 남북공동경비구역(JSA)에서 확성기를 사용해 북측에 긴급한 사안을 전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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