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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 깊어지자 식품·제조사 가격 확 내린 제품 연이어 출시
편의점·마트도 알뜰족 공략 물건 지속 선보여
”교육비 마저 줄인 내수 부진에 알뜰족 공략 아님 답 없어”

내수 부진이 깊어지면서 소비가 전방위적으로 줄어들자 소비자 지갑을 공략해야 하는 식품·유통사들이 짠내 마케팅으로 승부를 띄우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SPC삼립이 판매를 시작한 ‘런치빵’은 출시 2주 만에 판매 50만 개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기존 조리빵류 제품의 평균 판매량 대비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SPC삼립에서는 1900원이라는 가격 자체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런치빵은 가격은 저렴하지만 크기는 대형 사이즈에 맞춰 제작됐다. 빵 하나만 먹어도 점심 한 끼를 대신할 수 있을 정도의 상품을 개발하자는 것이 당초 목표였다.

그래픽=손민균

마트나 편의점도 짠내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국산 삼겹살·목심을 100g당 966원(행사 카드로 결제 시), 수입 삼겹살·목심은 100g당 779원에 판매했다. 홈플러스는 캐나다산 ‘보먹돼’(보리먹고자란돼지)를 100g당 790원에, 한돈 포먹돼(포도 먹고 자란 돼지)는 100g당 990원에 판매했다. 롯데마트도 캐나다산·미국산 삼겹살과 목살을 100g당 890원에 판매에 나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0원이라도 더 싸게 소비자가를 책정하느라 현업에서는 진땀을 뺀다”면서 “여기에 카드사 할인으로 10~20원 더 싸게 낮춰 알뜰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고 전했다.

편의점은 자체 브랜드(PB)로 초저가 상품을 내놓고 있다. 예전엔 대형마트가 계약 물량을 대량으로 가져가고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PB상품을 만드는 데 열을 올렸다면 이젠 편의점도 PB 상품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된 데 따른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편의점 매출이 유통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4%로 백화점 16.6%를 앞질렀다. 매출 규모가 백화점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다는 것은 바잉파워(구매력)을 갖췄다는 뜻이라 경쟁력 있는 PB상품으로 충분히 내놓을 역량이 된다는 뜻이다.

지난해부터 편의점사 CU는 컵라면을 880원에, 과자를 990원에 팔고 있다. 딸기·초코우유도 990원이다. 이 중 컵라면은 최근 1년 새 판매량이 110만 개에 이른다. CU 관계자는 “가동률을 최대로 높이는 등 공정 효율화를 통해 생산 단가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고 했다.

GS25도 자체 브랜드(PB)인 ‘리얼프라이스’로 짠내 마케팅에 동참하고 있다. 식품 제조사들이 속속 소비자 가격을 올리는 가운데 리얼프라이스는 닭가슴살(100g) 가격을 2300원에서 1800원으로 500원(22%) 내려 판매하고 있다. 또 지난 1월엔 완도김우동과 멸치칼국수 등 냉장면 2종을 1000원대에 출시했다. GS25는 올해 말까지 리얼프라이스 상품을 100여 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모델이 GS25가 이번에 출시하는 완도김우동, 멸치칼국수 등 리얼프라이스 냉장면 2종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GS25 제공

이마트24는 초가성비 먹거리 PB 프로젝트 ‘상상의 끝’을 선보였다. ‘900삼각김밥’이나 ‘1900김밥’, ‘2900짜장면’, ‘3600비빔밥’이 대표적이다. 이 중 1900김밥은 최단기간에 40만 개가 넘게 팔렸다.

식품·유통사가 짠내 마케팅에 나서는 이유는 소비가 전방위적으로 줄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25년 1월 카드 승인실적’에 따르면 업종을 불문하고 전년 1월 대비 매출이 줄었다. 이 중엔 좀처럼 줄지 않는다는 교육서비스업 매출도 작년 1월대비 5.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서비스업 매출에는 유치원이나 학원 등이 포함된다. 통상 1월엔 방학 기간이기 때문에 학원 지출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이어진 데 따른 현상”이라면서 “환율과 원가 문제로 식품가격이 줄이어 오르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원가를 어떻게든 줄여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우는 제품이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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