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전 파리 테러 배후로 종신형 받은 학자, 다시 논란 중심에
하산 디아브 캐나다 칼턴대학교 교수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45년 전 프랑스 파리 도심의 유대교회당을 겨냥한 테러를 저지른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레바논계 캐나다인 교수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SNS 저격을 계기로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레바논 출신으로 오타와 칼턴 대학교에서 사회학을 가르쳐 온 하산 디아브(71)는 1980년 10월 3일 파리 16구에 있는 유대교회당 폭발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오랜 법정 공방 끝에 2023년 4월 파리에서 열린 궐석 재판에서 종신형 판결을 받았다.
디아브는 테러 발생 당시 재학 중이던 레바논 베이루트 대학 수업에 출석해 시험을 치르는 중이었다는 알리바이를 내세우며 일관되게 결백을 주장해 왔으나 프랑스 수사당국은 용의자 몽타주, 필적 분석 등을 근거로 그를 테러의 배후로 지목했다.
캐나다 정부는 프랑스 측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고 있지만 그의 신병을 넘겨달라는 프랑스 측의 요청에 현재까지 응하지 않고 있다. 프랑스 법원 판결을 신뢰할 수 없고, 불충분한 증거에 근거하고 있다는 당사자와 인권단체 등의 반발을 감안한 조처로 여겨진다.
프랑스 측의 판결 이후 한동안 떠들썩하던 관심이 잦아든 뒤 비교적 조용한 삶을 누리던 그의 일상은 최근 다시 흔들리고 있다.
지난 1월 캐나다 보수당 대표인 피에르 포일리에브르가 '왜 디아브가 프랑스에 송환되지 않고 있느냐'는 취지로 올린 소셜미디어(SNS) 글을 미국의 갑부 기업인이자 트럼프 행정부의 실세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가 리트윗하면서다.
자신이 소유한 SNS 엑스(X·옛 트위터)에 2천10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머스크는 당시 "대량 살해범이 캐나다에서 교수로 자유롭게 살고 있다고?"라는 글을 함께 올리면서 디아브 사건은 재차 공론화됐고, 그는 원치 않는 관심을 다시 받는 처지가 됐다.
테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그가 '행동하는 사회 정의'라는 과목을 대학에서 가르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과 반박이 꼬리를 물었고, 그의 이메일 계정엔 살해 위협까지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칼턴대는 학생들의 안전을 우려해 디아브의 수업 장소를 한시적으로 옮기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가 이르면 내달 하순 조기 총선을 치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디아브의 송환을 주장해 온 보수당으로 정권이 넘어갈 가능성도 있어 그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그는 가디언에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칼을 머리 위에 두고 있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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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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