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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 관행 지목해 트럼프정부에 개선 건의…"과학 기반한 교역 강화해야"
철강업계 "韓에 최소 25% 추가 관세 필요"…제약업계, 약값 책정 문제제기
USTR, 업계 의견 수렴해 4월 1일까지 트럼프에 관세 등 조치 권고 계획


미국 캘리포니아주 목장의 소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업계가 한국의 30개월 이상 된 미국산 소고기 수입 금지와 각종 농산물에 대한 검역 제도, 약값 책정 정책 등을 불공정 무역 관행이라고 주장하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개선을 요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기업의 시장 진출을 막는 교역 상대국의 모든 규제와 제도를 없애고 여의찮으면 이에 상응하는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라 앞으로 미국 기업들의 이런 요구를 토대로 한국 정부에 제도 개선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전국소고기협회(NCBA)는 11일(현지시간) 교역국의 불공정 무역관행과 관련해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30개월 연령 제한이 한국에서 민감한 이슈라는 것을 알지만 무시해서는 안 되는 이슈다"라고 밝혔다.

NCBA는 중국, 일본, 대만은 미국산 소고기의 안전성과 품질을 인정해 한국과 유사한 30개월 제한을 해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광우병과 관련해 가장 엄격한 기준과 안전장치를 갖고 있다면서 "연령 제한 철폐와 양국 간 과학에 기반을 둔 교역 강화를 논의하기 위해 한국과 협의를 추진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한국이 30개월 미만 소고기만 수입을 허용하는 것은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광우병 우려 때문에 한미 양국 정부가 장기간 협상 끝에 2008년에 합의한 내용이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은 2008년 합의를 바탕으로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재개했으며 이미 수입이 빠르게 늘어 수년째 미국산 소고기의 최대 수입국(가치 기준)이지만, 미국 축산업계는 소고기 수출을 계속 늘리려고 하고 있다.

USTR은 작년에 발간한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 한국과 합의한 30개월 미만 소고기 수출이 "과도기적 조치"였음에도 16년간 유지되고 있으며, 갈아서 만든 소고기 패티와 육포, 소시지 등 가공육은 여전히 금지됐다고 지적, 사실상 수입 허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USTR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교역 상대국의 불공정하고 상호적이지 않은 무역 관행을 식별하고 이를 개선할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오는 4월 1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 등 적절한 조치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USTR은 미국과 교역 규모가 크고 미국의 무역적자가 큰 국가들을 중심으로 불공정한 관행에 대한 미국 각계의 의견을 지난달 20일부터 이날까지 접수했다.

미국 기업들이 한국과 관련해 제출한 의견 상당수는 그들이 수년간 주장해왔고, 미국 통상 당국도 그간 한국 정부와 협의해온 내용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토대로 상호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한국 정부가 느끼는 압박이 훨씬 클 수밖에 없다.

서명한 관세 행정명령을 들어 보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업계에서 제출한 의견서들을 보면 미국 철강회사 클리블랜드-클리프스는 한국 철강업체들이 보조금을 받아 생산한 제품을 미국 시장에 반복해서 덤핑하고 있으며, 한국의 철강 생산능력이 자국 수요보다 훨씬 커 대미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의 부가가치세 제도가 미국의 수출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등 한국의 불공정하고 상호주의에 어긋나는 관행이 미국 경제에 연간 33억달러의 피해를 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산 철강에 최소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국철강협회(AISI)와 철강제조자협회(SMA)는 한국 정부가 유리한 조건의 대출, 수출 금융, 세금 면제, 보조금, 시장가격보다 낮은 전기요금 등을 활용해 한국의 철강업체들을 보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MA는 한국이 자국 수요보다 많은 철강을 생산해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위기와 불공정 교역의 주범"이라고 비판했다.

생명공학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생명공학혁신기구(BIO)는 한국 정부의 약값 책정 정책을 문제 삼았다.

이 기구는 한국 정부의 "가격통제" 때문에 미국 제약사들이 개발한 혁신적인 제품이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하지 못하고 가격이 너무 낮게 책정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제철소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영화협회(MPA)는 한국의 콘텐츠 관련 규제에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한국 국회에서 논의 중인 망 사용료 부과가 미국 기업들에 추가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국 콘텐츠에 대한 스크린 쿼터도 축소·철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대두협회와 대두수출협의회는 주요 수출 시장 중 하나로 한국을 지목하고서 생명공학 기술로 개발한 작물의 수출을 승인받는 절차가 길고 부담스러우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한 저율할당관세(TRQ) 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북미블루베리협의회(NABC)는 현재 한국이 미국 오리건주에서만 블루베리를 생으로 수입하고 있다면서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주의 블루베리에도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협의회는 한국을 두 번째로 중요한 수출시장으로 꼽았다.

2024년에 한국은 미국산 생(生)블루베리를 14번째로 많이 수입한 국가였는데 냉동 블루베리와 건조한 블루베리는 두 번째로 많이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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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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