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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 MOU 발표하자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묶여 5배 상승
하지만 최근 해외사업부문 매출은 ‘0’
사업 추진 의지·능력 없다면 부정거래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을 조사하는 금융감독원이 부정거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부정거래란 시세 조종, 미공개정보 이용과 함께 3대 불공정거래 행위 중 하나다. 7년 전 금괴가 실린 보물선 돈스코이호를 인양하겠다고 했던 신일그룹이 받았던 혐의다. 당시 신일그룹은 보물을 확인하지도 않은 데다 실제로 배에 보물이 있었다고 해도 인양자금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관련자들이 징역형을 받았다.

삼부토건 주가가 뛰기 시작한 건 우크라이나의 한 도시와 재건 사업 관련 양해각서(MOU)를 맺으면서였다. MOU의 내용을 이행할 의지와 능력이 없는데도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했다면 삼부토건의 결말은 신일그룹과 비슷하게 흘러갈 전망이다.

그래픽=손민균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삼부토건의 부정거래 위반 혐의를 판단하기 위해 이들이 추진한 사업의 실체를 조사 중이다. 자본시장에서 금지하는 부정거래는 금융투자상품의 거래와 관련해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 ▲중요사항에 대한 허위 기재 ▲거짓 시세 이용 ▲시세 변동 목적의 풍문 유포 등이다.

부정거래를 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4~6배 벌금에 처한다. 이익 금액이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다.

(왼쪽부터)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이사, 엘샤베타 샤브추크 우크라이나 비니치아주 의회 의장, 이양구 전 우크라이나 대사, 구세현 전 웰바이오텍 대표이사의 기념촬영 사진. 웰바이오텍은 2023년 5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관련 웰바이오텍과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정부와 협의를 하고 있다며 이 사진을 언론에 제공했다.

앞서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23일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북동부 도시 코노토프(Konotop)와 재건 사업 관련 포괄적 MOU를 맺었다고 밝혔다. 덕분에 회사는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분류됐고 1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두 달만에 55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MOU를 맺은 지 1년이 넘도록 어떤 사업도 진행되지 않았다. 최근(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서 삼부토건은 “현재 진행 중인 (해외) 사업은 없으며 현지 해외법인들은 휴업 상태로 청산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MOU를 맺은 해 3억원 수준이었던 삼부토건의 해외사업부문 매출은 지난해 1~3분기 0원으로 줄었다.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였지만 이렇다 할 사업은 없었던 것이다.

부정거래를 입증하기 위해선 MOU가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기획된 것인지 아니면 외부 요인으로 진행되지 못한 것인지 더 따져봐야 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하는 등 회사가 통제할 수 없는 조건 탓이라면 삼부토건의 책임은 줄어든다. 이 때문에 금감원은 이와 같은 조사를 할 때 회사의 의지와 더불어 일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분석한다.

의지와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결론이 나면 금감원은 관련 내용을 검찰로 이첩한다. 명확한 증거를 찾기 위해서다. 검찰은 금감원과 달리 압수수색, 휴대폰 포렌식 등 강제 수사권이 있다.

서울 중구 삼부토건 모습./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의혹에 대해 외교와 국방 정책이 관련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가 된 우크라이나 포럼은 원희룡 당시 국토부 장관이 축사했다. 또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같은 해 5월 14일 해병대 출신 지인들과의 카카오톡 단체방에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계좌 관리인이자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여기에 이 전 대표가 위 같은 메시지를 보낸 후 이틀 뒤 김 여사는 한국을 방문한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을 만났다. 그다음 날엔 추경호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우크라이나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에 가서명했다.

이와 함께 주가 급등으로 누가 이익을 챙겼는지도 따져볼 전망이다. 금감원은 주가 폭등으로 삼부토건 대주주와 이해관계자가 110억원의 차익을 챙겼다고 보고 있다.

이 전 대표가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대주주·이해관계자가 수익을 그와 나눴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부정 거래가 의심되는 기간에 삼부토건으로 이익을 실현한 계좌 200여개를 점검 중이다. 이 전 대표로 자금이 흘러갔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금감원은 이른 시일 내에 조사를 마무리하고 검찰 이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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