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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탄핵선고 임박, 여야는 지금
거리로 나간 야당
민주당 전진숙·박홍배·김문수 의원(왼쪽부터)이 11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1일 전방위 장외 투쟁을 시작했다. 지난 7일 시작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농성 본거지를 국회 로텐더홀에서 광화문 광장으로 이날 옮겼다. 경복궁역 인근에 당 천막을 치고,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인근에 집회 무대를 세운 뒤 상임위별로 순번을 정해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릴레이 발언을 매일 밤 9시~10시30분에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이번 주가 매우 중차대한 시기”라며 “내란 세력의 총반격이 시작됐기 때문에 전열을 가다듬고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당 차원의 천막 농성은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관련 서울광장 농성 이후 11년 만이다. 170석 민주당이 ‘야성(野性)’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건 “지금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1분1초라도 빨리 윤 대통령을 파면해야 할 때”(중진 의원)라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야권에는 법원의 윤 대통령 석방 결정 이후 헌재 탄핵심판 일정이 지연되거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한 상태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된 지도 90일이 다 되어 간다. 계엄군의 총칼에 헌정이 짓밟힌 내란의 밤을 똑똑히 지켜본 우리 국민은 하루가 1년 같다”고 말했다.

김준혁·민형배·박수현 민주당 의원과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농성장에서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박홍배·김문수·전진숙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삭발했다. 전 의원은 삭발 후 “제 머리카락으로 짚신을 지어 헌법재판관에게 보낸다. 국민의 불안함을 막아준다면 제 몸을 던져서라도 얼마나 절절하게 (윤 대통령의) 파면을 요구하는지 보여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박범계·서영교·정청래 등 민주당 4선 의원 13명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내란의 헌법 위반 여부를 다루는 헌법재판소가 변론을 재개할 필요도, 의무도 없다. 결정을 더 미룰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오후에는 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들이 “선고 기일을 늦추는 것은 대한민국의 혼란을 더욱 심화시킬 뿐”이라며 헌재에 윤 대통령 파면 촉구 서한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12일 이재명 대표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부겸 전 총리, 박용진 전 의원,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함께 경복궁역 천막에서 ‘국난 극복을 위한 시국간담회’를 연다. “원내 제1당이 국회를 비우고 거리로 나가는 건 무책임한 처사”라는 여권의 비판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각자에 맡긴 여당
11일 헌재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삭발하는 모습을 국민의힘 김민전·윤상현 의원 등이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등 야 5당이 11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며 장외 투쟁에 나선 것과 달리, 국민의힘은 일단 당 차원의 ‘맞불’은 놓지 않기로 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국회의 본령인 민생·경제를 내팽개치고 장외 투쟁에 몰두하고 있다”며 “어떻게 대응할지 (의총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왔으나 지도부는 지금과 같은 원내 대응 기조를 유지키로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별히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단체행동을 하겠으나 (현재로는) 각종 회의를 통해 우리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민주당처럼 장외 투쟁이나 단식을 통해 헌법재판소를 압박하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1시간가량 진행된 의총에서는 ‘헌재가 절차적 흠결을 안고 있는 만큼 민주당처럼 장외 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과 ‘맞불 집회를 하면 집권여당의 안정감을 스스로 포기하는 거다. 헌재를 자극하기보다 오히려 자제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이 맞부딪쳤다. 윤상현 의원은 비공개 의총에서 의원직 총사퇴 결의 후 탄핵 심판 선고가 나올 때까지 헌재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자고 주장했다.

다만 당 차원의 장외 투쟁과는 거리를 두면서도 의원 개인 자격으로 시위에 참여하는 것은 용인하기로 했다. 당장 윤 의원을 비롯해 일부 의원들이 이날 오후 헌재 앞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섰으며, 13일 부터는 40명이 넘는 의원들이 동참한다. 헌재 앞에는 지난 4일부터 ‘윤 대통령 국민변호인단’의 집회가 매일 열리고 있다. 10~11일엔 일부 청년의 삭발식도 있었다.

윤 대통령 석방 당일 서울구치소를 찾아갔던 김기현 의원은 12일 한국NGO연합과 ‘국민저항권’ 긴급세미나를 개최한다. NGO연합은 지난 총선 때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의 자유통일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단체다.

헌재의 탄핵심판을 앞두고 당내 친윤계와 윤 대통령 측은 ‘아스팔트 우파’에 기대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의 이동찬 변호사는 지난 10일 국민변호인단 집회에 나와 “윤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나오며 가장 먼저 한 말이 아스팔트에 있는 우리 국민들 건강과 안전에 대한 걱정이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강성 기류에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지난 세 달간 당이 너무 극우화됐다”며 “광장과 거리에서 (열린) 전광훈 목사 등 집회에 너무 참여했는데 만일 탄핵이 인용된다면, 우리 당엔 안 좋은 거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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