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서울 중구 숭의여자대학교에서 열린 제106주년 3ㆍ1절 기념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기 대선을 눈앞에 두고 ‘감세 경쟁’을 벌이는 정치권이 피상속인의 배우자에 대한 상속세 과세를 전면 폐지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이룬 가운데, 현행 상속세 체계를 그대로 두고 배우자 공제만 무한대로 늘릴 경우 실제 상속세 부담이 줄어드는 대상은 자산 상위 0.1% 초고액 자산가에 한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의원(조국혁신당)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상속세 현황 자료를 보면, 2023년 기준 전체 피상속인(사망자)은 29만2545명으로 이 가운데 상속세를 한 푼이라도 납부한 피상속인은 1만9944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망자의 93% 이상은 상속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셈이다. 상속세를 낸 피상속인 1만9944명 가운데 절반 수준인 1만115명에게는 ‘배우자 상속공제’가 적용됐는데, 25억원 이상 30억원 미만의 배우자 상속공제를 받는 인원은 39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30억원까지 적용되는 배우자 상속공제를 확대할 경우, 혜택을 볼 가능성이 있는 인원들인데 전체 피상속인 수와 비교하면 0.13% 수준이다.

배우자 공제란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생존해 있으면’ 적용되는 공제다. 최종 세금은 상속재산에서 배우자 공제 등 각종 공제액을 차감해 과세표준을 구한 뒤 세율을 적용해 결정된다. 배우자 상속공제 ‘규모’는 배우자에게 상속된 재산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배우자에게 상속되는 재산이 없거나 5억원 미만인 경우엔 배우자 공제가 5억원으로 단일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배우자에게 상속되는 재산이 5억원을 초과한다면 ‘실제 상속재산’이 공제된다. 단, 이 경우 적용되는 ‘최대 한도’는 30억원이다.


이런 상황에서 ‘30억원 최대 한도’ 조항을 상속증여세법(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 폐지한다면, 초고액 자산가에서만 세 부담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배우자 공제를 받은 피상속인(1만115명)을 공제 규모 순으로 배열하면, 10억원 이하가 8236명으로 배우자 공제 적용 대상의 80%가 넘었다. 이어 10억~25억원을 공제받은 인원이 1489명으로 14.7%를 차지했다. 이들은 모두 현행 배우자 공제의 최대 한도에 미치지 못해 상속받은 재산을 전부 공제받는 경우다. 배우자 공제가 25억~30억원 이하인 피상속인은 390명에 그쳤다. 상속재산이 3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배우자 상속세 폐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감세 정책의 혜택은 아무리 크게 잡아도 전체 피상속인(29만2545명)의 0.1%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이 누리게 될 감세 효과는 적지 않다. 가령 상속재산이 350억원이고 법정 지분에 따라 배우자가 150억원, 자녀 2명이 각 100억원을 상속받는 경우, 현재 공제 총액은 35억원(배우자 공제 30억원+일괄 공제 5억원)이다. 그러나 배우자 공제를 무한대로 바꾸면 공제 총액이 155억원(배우자 공제 150억원+일괄 공제 5억원)으로 바뀐다. 이에 따른 최종 결정세액(누진세 최고세율 50% 적용 시)은 152억9천만원에서 92억9천만원으로 60억원 줄어든다.

차규근 의원은 “배우자 공제금액을 폐지하면 그 혜택은 고스란히 최상위 초고액 자산가에게 돌아가고 불평등 심화 등의 피해는 결국 서민과 중산층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114 1년 넘게 끈 '1%P 싸움' 종지부...국민연금 고갈 8년 늦춰졌다 [view] 랭크뉴스 2025.03.15
44113 美정부 "바이든정부서 한국, 민감국가 목록 최하위 범주에 추가"(종합) 랭크뉴스 2025.03.15
44112 '목사 입에서 나올 소리냐'…"이재명 암살" 발언한 전 신학대 교수 논란 랭크뉴스 2025.03.15
44111 [속보] 美 에너지부 "1월 초 한국 민감국가에 추가"…4월 15일 발효 예상 랭크뉴스 2025.03.15
44110 "헌재 박살, 돌격" 朴 선고 날 67명 사상... '헌재 사수' 위해 8년 전 복기한 경찰 랭크뉴스 2025.03.15
44109 "어이~박찬대" 이랬다가 혼난 권성동…강성 민주당 뒤엔 이 남자 랭크뉴스 2025.03.15
44108 [뉴욕유가] 위험 회피 완화 속 러시아 제재…WTI 0.95%↑ 랭크뉴스 2025.03.15
44107 신한울 2호기서 방사선 소량 누출···원안위 조사 착수 랭크뉴스 2025.03.15
44106 "바람났는데 뻔뻔한 아내, 혼인신고 안 해서 괜찮다고 하는데…헤어져야 할까요?" 랭크뉴스 2025.03.15
44105 모스크바 찾은 미 특사…‘휴전 매듭’ ‘빈손 귀국’ 갈림길 랭크뉴스 2025.03.15
44104 카니 캐나다 총리 취임…"어떤 형태로든 美 일부 되지 않을 것" 랭크뉴스 2025.03.15
44103 '상품권' 뿌린 이시바, 버틸 수 있나?…위기지만, 대안도 '글쎄' 랭크뉴스 2025.03.15
44102 하마스 "휴전협상 재개 동의" 주장…이스라엘 "심리전" 비판(종합2보) 랭크뉴스 2025.03.15
44101 "지뢰밭 3일 동안 기어서 살았다"…'부상' 우크라 군인 '기적의 생존법' 랭크뉴스 2025.03.15
44100 홈플러스 "3400억원 변제..신용등급 하락 전엔 법정관리 검토 안 했다" 랭크뉴스 2025.03.15
44099 美상무 "자동차관세, 한국 포함 모든 국가에 부과하는게 공평" 랭크뉴스 2025.03.15
44098 "일부러 수정 안 해"…故휘성 영정 사진 속 '오른쪽 빛' 이유 랭크뉴스 2025.03.15
44097 인·태 지역 순방서 한국은 쏙 빠졌다…美국방장관 또 '韓패싱' 왜 랭크뉴스 2025.03.15
44096 [영상] 화재로 '아수라장'된 지하차도… 근무지 돌아가던 소방관들 뛰어들었다 랭크뉴스 2025.03.15
44095 "여자친구 건드렸다고 교사가 중학생들 야산 데려가 협박" 교육 당국 조사 나서 랭크뉴스 2025.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