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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이 11일 저녁 7시께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매일 긴급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고은 기자

“지난 주말 내란수괴가 석방된 뒤 웃으며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매주 광장에 나와 소리쳤던 수많은 시간이 아무 의미 없이 흩어지면 어쩌나, 어쩌면 계엄의 그날보다 더한 불안감이 몰려왔습니다.”

11일 저녁 7시께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매일 긴급집회’(긴급집회) 무대에 오른 한 시민이 말했다. 스스로를 “여러분과 함께 광장을 지키고 있는 평범한 시민”이라고 소개한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석방 소식에 참담함과 좌절을 느꼈다면서도 “다시 마음을 다잡고 지금까지보다 더 강한 의지로 싸워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시민들은 같은 마음이라는 듯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이날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이 주최한 긴급집회에는 시민 15만명이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서십자각까지 이어진 인도를 가득 메웠다. ‘윤석열 파면 빛의 혁명’, ‘새봄에는 새나라로’가 적힌 손팻말을 든 시민들은 “내란을 끝장내자”, “윤석열을 파면하라”, “민주주의 지켜내자”는 구호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구속 취소 결정을 내린 법원과 항고를 포기한 검찰에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무대 발언에 나선 경기대 재학생 박민지씨는 “구속 취소가 자칫하면 사람들 눈에 윤석열에게 죄가 없는 것처럼 비칠까봐 두렵고, 구속에서 풀려난 내란 우두머리가 증거를 인멸하거나 해외로 도주하지 않을까 불안하다”며 “극우세력을 선동해 제2의 서부지법 사태가 일어날까봐 두렵기도 하다. 국민이 이토록 불안해 하는데도 검찰은 항고를 포기해 국민을 우롱했다”고 지적했다. ‘차별금지법이 있는 나라’라는 깃발은 들고 집회에 참여한 ㄱ(38)씨도 “오로지 윤 대통령 한 명을 위한 예외를 만들고 있는 법원과 검찰의 행태에 화가 난다”며 “모두 한통속이란 의심마저 든다”고 했다.

석방된 윤 대통령의 모습이 안긴 충격도 컸다. 서울 동작구에서 온 나아무개(28)씨는 “화면을 쳐다보고 있기 힘들 정도로 분노스러웠다”며 “여전히 잘못이 없다고 여기는 것은 물론, 본인이 다시 대통령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믿는 것 같았다. 의기양양한 윤 대통령의 모습이 극렬 지지자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까봐 우려된다”고 했다.

시민들은 하루 빨리 탄핵 선고가 이뤄져야 한다며 헌재에 촉구했다. 직장인 오동섭(38)씨는 “오는 4월 헌법재판관 2명의 임기가 끝나면 이 정국이 더 길어진다는 것도 문제고, 극렬 지지자들이 물의를 일으키는 등 사회적 갈등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며 “여러 면에서 탄핵 선고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은 광화문 인근에서 이날 4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노총에 속한 노동자들은 이날 오후부터 다음 날까지 1박2일 철야농성을 벌일 예정이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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