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헌재 선고 후 후보랑 쌍으로 어퍼컷할 것”
지난 8일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한남동 관저로 귀가하며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석방 후 입장문을 낸 뒤 사흘 동안 직접 메시지를 내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나올 때까지 헌재를 자극하지 않고, 자신을 다시 구속해야 한다는 주장의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11일에도 서울 한남동 관저에 머무르며 자신의 구속취소에 따른 헌재 심판 동향을 파악하고, 형사재판 대응을 위한 법리 검토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관저로 돌아와 아직 외부 일정은 없었다. 여당 ‘투톱’과 대통령실 참모들을 만난 사실이 알려졌지만 “국민·나라만 생각하겠다” 등 통상적인 메시지만 간접적으로 전해졌을 뿐이다. 야권 일각에서 윤 대통령이 석방되면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거나 메시지를 보낼 것이란 추측도 있었지만 그와 상반되는 행보다.
이는 헌재의 윤 대통령 파면 여부 결정이 임박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윤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자기 항변성 메시지를 내면 헌재가 대통령의 복귀 후 혼란을 우려해 오히려 불리하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겸허하게 헌재 선고를 기다린다는 말이 나가지 않았나.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낼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그런(‘관저 정치’를 한다는) 오해를 불식시키려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한 검찰 출신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검찰에서 수많은 사건을 수사했던 윤 대통령은 선고를 앞두고 재판부를 자극해서 좋을 게 없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 본능적으로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관저 밖 행보를 했을 때 다시 구속해야 한다는 여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특히 내란 사건 관련자를 접촉하거나 법원에 압력을 가해 문제가 되면 재판부가 직권으로 다시 구속해야 한다는 주장이 야권에서 나올 수 있다.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성동훈 기자
앞으로 윤 대통령 메시지가 나오더라도 대통령실을 통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혹시 대통령 메시지가 나오더라도 변호인단을 통할 것”이라며 “대통령실이 내면 정무적으로 다르게 해석될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침묵은 헌재 결정이 나올 때까지만이라는 분석도 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탄핵심판 전까진 헌재를 자극하지 않으려 자중하겠지만 탄핵이 되고 나면 ‘잘못된 탄핵을 바로잡을 (대선) 후보를 세워야 한다’면서 후보랑 같이 쌍으로 어퍼컷하실 분”이라고 말했다.